우리나라 철강업체들이 ‘중국발 리스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덜한 중국이 조강 생산량을 늘리면서 공급과잉 현상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도 끌어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중국의 조강 생산량 4억1000만 톤(t)으로, 최근 5년래 가장 높은 수치(2016~2020년)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아르셀로미탈 등 여타 철강업체들이 감산에 나서는 것과 비교했을 때 대조적인 행보다. 포스코 또한 올해 조강 생산량을 3670만t에서 3410만t으로 낮췄다.
중국이 코로나19 영향으로 부진했던 경제성장률을 만회하기 위해 생산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선 데 따른 영향이다. 실제 중국 철강업체들의 이달 공장 가동률은 9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조강 생산량은 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시장조사업체 S&P 글로벌 플랫츠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조강 생산량은 사상 처음으로 10억t을 넘을 전망이다.
중국발 조강 생산량 증가는 우리나라 철강업체들에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전반적인 철강제품 시황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의 생산 확대 움직임은 공급 과잉 현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 투입되는 철광석의 가격도 중국 공장 가동 재개로 상승하고 있다.
최근 철광석 가격은 예년보다 20~30달러 높은 t당 10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중국 칭다오항 수입가 기준)은 26일 기준 t당 103.34달러이다.
연이은 악재로 우리나라 철강업체 투톱인 포스코, 현대제철은 올해 2분기 부진한 실적 기록할 가능성 커졌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의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2704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74% 하락할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영업손실 270억 원)에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사들이 위기 극복을 위해 생산량 조절 등 다양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며 "하지만 중국이 철강 생산량을 계속 늘리면 실적이 언제 회복될 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