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컨테이너 공급량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유휴 선박이 늘어나면서 물동량은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어서다.
12일 해운업계 및 영국의 해운 전문 컨설팅업체 드류리가 전 세계 컨테이너 공급량 증감 추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월까지만 해도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했던 컨테니어 공급량이 2월부터 서서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2월부터 4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월별로 각각 3.9%, 4.0%, 3.6% 증가했다.
반면, 같은기간 컨테이너 수요는 이보다 더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2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지만, 3월, 4월에는 각각 5.7%, 7.7% 줄어들며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유휴 선박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경제 위축은 컨테이너 물동량 감소로 이어졌다.
전 세계 각국이 봉쇄조치를 취하면서 지난 3월 이후 물동량 감소 움직임은 눈에 띄게 빨라졌으며, 주요 해운시장 분석기관들은 올해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감소하고, 컨테이너 선사들의 손실이 수십 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해운업계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현상이 계속해서 이어질 경우, 세계 주요 선사들의 경영 실적 악화는 불가피 하다"면서 "더 큰 문제는 실적 악화 현상이 언제 끝날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물동량 급감에도 불구하고 선사들의 적자 규모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때 보다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운항 선사들이 물동량 감소에 따른 임시결항·결편 등의 상황에 따라 공급을 적절히 조절하며 운임 하락을 사전에 방지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는 물동량 감소로 선사들이 화물 확보를 위해 운임 인하 경쟁을 펼쳐 결과적으로 물동량, 운임이 모두 줄어들었고 이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면서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는 선사들이 물동량 감소에도 운임을 놓고 벌이는 치킨게임을 자제하면서 수익성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