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IDC는 전날 올해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출하 대수를 발표했다. 화웨이의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2.3%포인트 높은 20.0%로, 삼성전자의 점유율인 19.5%를 0.5%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화웨이의 2분기 스마트폰 출하 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감소한 5580만 대였지만, 삼성은 28.9% 급감한 5420만 대를 기록했다.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 대수는 2억7840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0% 줄었다. 지역별 감소 폭은 일본과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31.9%로 가장 많이 감소했고, 서유럽과 미국도 각각 14.8%와 12.6% 줄었다.
화웨이가 삼성을 제치고 1위로 등극할 수 있던 배경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자리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국가 간 이동과 배송이 자유롭지 않은 시기에 화웨이가 중국 내수시장에 의존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다른 나라에 비해 일찍 경제 활동을 재개한 것도 한몫했다. 라이언 리스 IDC 부사장은 “스마트폰 공급망이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중단됐다”며 “중국의 회복은 강력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화웨이에 압박을 이어가고 있어 하반기에도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가 고객 정보를 중국 공산당에 넘긴다며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를 들어 수출 규제 등 집중 공격을 이어왔다. 여기에 IT 공룡 구글의 주요 앱을 스마트폰에 탑재할 수 없게 되면서 화웨이는 해외 시장에서 판매량 부진을 겪고 있다.
리스 부사장은 “이제 우리는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스마트폰 수요가 어떻게 형성될지 주목해야 한다”며 “이미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이 생산과 가격 측면에서 5세대(5G) 이동통신으로 옮겨가는 것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5G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보여 공급자 측에서는 고가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캐널리스도 전날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이 2분기에 전년보다 5% 감소한 5580만 대를 기록했지만, 삼성이 30% 급감한 5370만 대에 그쳐 사상 처음으로 삼성을 제치고 세계 1위 스마트폰 업체에 올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