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31일 연결기준 2분기 영업손실이 7077억 원으로 작년보다 적자 규모가 대폭 확대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6915억 원으로 4.5% 줄었으며 7043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으로 보면 매출은 3조5181억 원으로 9.0% 늘었으나 영업손실은 7556억 원으로 적자 규모가 7배 넘게 증가했고, 순손실은 9313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두 배를 웃돌았다.
삼성중공업은 코로나19 팬데믹 및 유가 급락 등 불가피한 외부환경 악화로 드릴십 자산가치가 하락하고 일부 해양프로젝트의 공정 지연 등 일회성 비용이 크게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재고자산으로 보유 중인 드릴십(5척) 관련 손실이 영업적자의 64%를 차지했으며, 기완료 프로젝트의 하자보수와 미회수채권 상각으로 680억 원의 손실을 인식했고, 코로나19로 해양프로젝트가 지연되면서 900억 원(돌관비 포함)의 손실이 발생했다.
문제는 이러한 비경상 손실 외에 본질적인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지 못하고 오히려 최근 들어 영업적자 규모가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기업평가 지광훈 연구원은 “2018년까지 구조조정과 다운사이징을 통해 고정비 부담을 완화하고 점진적인 수익성 개선을 시현하고 있는 경쟁업체들과 비교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부진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2018년 수주들이 본격적으로 공정에 투입되고 있으나, 여전히 저마진 계약들이 상당수 존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화 거래의 60~80%를 헤징한 경쟁사들과 달리 건조 계약 전량에 대해 선물환 헤징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경쟁사와의 이익 규모 차이가 발생하고 있는 점으로 지목된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은 부채비율이 2019년 말보다 52%포인트 상승한 211.0%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015년 부채비율이 305.6%를 기록한 이후로 5년 만에 처음으로 200%를 넘기는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2016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한 총 2조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비율을 100%대로 낮췄다. 하지만 유증 이후 순손실 규모가 증가 추세여서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상당 부분 희석됐다.
여기에 헤비테일화 된 대금 결제구조와 과거 대비 확대된 상선 부문의 사업 비중, 상반기 수주 부진에 따른 선수금 감소 등 운전자본 확대로 차입금도 늘고 있는 형편이다. 삼성중공업의 차입금의존도는 2018년 20.4%까지 낮아졌다가 지난해 28.4%, 올해 상반기 35.6%로 증가세에 속도가 붙고 있다.
지 연구원은 “본질적인 수익성 회복 여부가 삼성중공업 신용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단기간 내 영업적자를 해소하기가 쉽지 않다”며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LNG선의 공정투입 비중이 확대되고 반복 건조로 작업의 효율성이 개선되기 전까지는 당분간 저조한 수익성이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증권가에서 예측한 삼성중공업의 올해 컨센서스는 매출 7조5668억 원에 영업손실 6855억 원, 순손실 9284억 원이다. 3개월 전 영업손실 추정치가 712억 원, 1개월 전 3388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하반기 경영 환경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