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로 기업공개(IPO)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에어비앤비는 아직 발행 주식 수와 가격 범위를 결정하지는 않았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에어비앤비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거래소에 상장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으나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에어비앤비는 당초 3월 31일 SEC에 IPO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에 따른 혼란으로 이를 연기했다.
애초 에어비앤비는 추가 자금 조달이 없는 직상장(Direct Listing)을 염두에 두고 있었으나 지금은 전통적인 IPO 방식으로 자금 조달에 나설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에어비앤비의 합류로 코로나19로 잠시 정체됐던 IPO 시장이 더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 세계 최대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의 실패에서 보듯이 투자자들이 이익을 내지 못하는 스타트업의 상장을 크게 경계하고 있어 에어비앤비가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된다.
에어비앤비는 창립자들이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있는 자신들의 아파트에서 게스트들에게 에어 매트리스를 대여하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2008년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후 에어비앤비는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인 우버테크놀로지 등과 함께 공유경제를 주도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비상장 스타트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매출은 48억 달러로, 2년 전의 두 배 수준이었다.
그러나 공유주택에서 잇따른 범죄가 일어나 안전도를 높이기 위한 여러 조치를 취하는 등 관리 비용이 늘면서 지난해 1~9월 순손실은 3억2200만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의 2억 달러 순이익에서 적자 전환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여행 수요가 뚝 끊기면서 결정타를 맞았다. 2017년 310억 달러로 평가받았던 기업가치는 최근 20억 달러 자금조달에서 180억 달러로 폭삭 주저앉았다. 에어비앤비는 지난 5월 전체 직원의 약 4분의 1에 달하는 1900명을 감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봄 이후 에어비앤비는 놀라울 정도의 회복세를 보였다. 사람들이 집과 가까운 곳이어도 여행에 나서면서 다시 예약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에어비앤비는 지난달 8일 “전 세계 숙박 예약이 100만 박을 넘겼다”며 “이는 3월 3일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단기숙박 데이터 분석업체 에어DNA 분석에 따르면 에어비앤비의 전 세계 숙박 예약은 여전히 전년 대비로는 감소했지만, 미국은 6월과 7월에 각각 전년보다 22%, 6.7%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