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의 새 당명이 '국민의힘(people’s power)'으로 결정됐다. 통합당이 당명을 변경하는 것은 출범 이후 약 7개월 만으로 '미래통합당'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국민의힘 탄생으로 '국가·나라' 중심의 당명 체계가 30여 년 보수 정당 역사상 처음으로 '국민'으로 전환됐다는 의미 있는 해석도 나온다.
31일 통합당에 따르면, 비대위는 숙의 끝에 '국민의힘'이라는 당명을 최종 후보 안으로 사용하기로 뜻을 모았다.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은 당명 공모에서 '국민'이라는 키워드가 가장 많이 제안된 점 등을 고려해 국민의힘을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통합당은 지난 13일부터 21일까지 당명 공모를 진행했다. 당명 공모에 1만6000여 건이 접수됐으며 '국민'이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자유' '한국' '미래' '행복' '함께' 등도 거론됐다.
이를 기반으로 김수민 홍보본부장은 '국민의힘' 외에도 '한국의당', '위하다' 등 세 가지 당명을 최종 후보로 비대위와 의원총회에 보고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31일 비상대책위원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무난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기존 국민의당과는 다른 당명"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역시 이날 "선관위에서 판단할 것이지만, 우리와 유사당명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2가지 당은 이름 외에는 다르지 않겠냐"라며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비쳤다.
통합당은 또 이날 오전 11시 사상 처음으로 하는 '유튜브 의원총회'를 통해 다시 한번 의견을 주고받았다. 당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를 통해 이뤄지는 온라인 의원총회는 실시간 댓글을 통해 의원들이 의견을 제시하고 이를 수렴했으며, 최종적으로 '국민의힘'으로 결정했다.
국민의힘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힘', '국민을 위해 행사하는 힘',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힘'이라는 세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또 지향점은 △특정 세력이 아닌 국민의 힘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정당 △모든 국민과 함께하는 정당 △국민의 힘으로 결집하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정당 세 가지다.
김수민 본부장은 “이름에 걸맞게 새롭고 합리적인 활동으로 건강한 경쟁을 하는 당명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존 미래통합당이 ‘통합당’이란 약칭으로 불렸던 것과 달리 새 당명은 약칭이 따로 없다. 김 본부장은 “4단어로 된 당명은 약칭이 필요 없기에 '국민의힘'이란 이름으로 불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통합당은 다음 달 1일 상임전국위와 2일 전국위를 거쳐 새 당명을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당 색상과 심볼은 2일 전국위를 거쳐 당명이 결정된 후 2주간 작업을 거쳐 나올 예정이다. 이후 9월 셋째 주 전에 당사에서 현판식을 여는 행사와 함께 최종 공개할 전망이다.
통합당이 전국위에서 당명 변경을 의결하면 '미래통합당'은 사실상 보수정당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 유지된 당명으로 남게 된다.
정치권에서는 1990년 민주정의당ㆍ통일민주당(김영삼)ㆍ신민주공화당(김종필) 3당 합당으로 출범한 민주자유당(민자당)을 보수당의 원조로 보고 있다.
그 이후 신한국, 한나라, 새누리, 자유한국당 등으로 당명이 변경됐다. 특히 한나라당은 1997년부터 2012년까지 약 15년간 유지되며 '최장수 정당명'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2012년 탄생한 새누리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함께 사라졌고, 19대 대선을 앞둔 2017년 2월 자유한국당이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후 올 들어 4·15 총선을 앞두고 2월 17일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등 보수 진영이 합쳐 통합당을 출범시켰지만 수명은 1년을 넘기지 못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