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먹을 필요도, 잠을 잘 필요도 없다. 신체와 뇌를 디지털화해 인간의 욕구에 구속되지 않는다. 서버에 정신을 연결해 원하는 모든 정보를 빠르게 수집할 수 있다. 게임을 실행하면 그 안에 구현된 세계에서 영원히 살아갈 수 있다. 마음이 맞는 사용자들과 커뮤니티를 만들어 함께 사냥한다. 원하는 외모나 체형으로 언제든 본인을 꾸밀 수 있다. 한 게임에 질릴 때쯤 다른 게임으로 자유롭게 넘어간다.
가상 세계를 일상처럼 살아가는 트랜스휴먼의 모습이다. 2034년을 전망한 영국 드라마 ‘이어즈 앤 이어즈’에도 등장하는 개념으로, 더는 낯선 풍경이 아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가상에 대한 관념이 일상화된 요즘, 게임은 다른 분야보다 더 몰입이 강하다”며 “게임 속 커뮤니티나 유니버스에 사용자들이 더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게임 세계에 대한 강한 몰입감으로 인간의 몸을 외부 기계·데이터 서버에 연결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가상 기술이 고도화됨에 따라 현실과 구분이 어려워질수록 가상 게임 세계에 남아 있으려는 이들이 늘어날 수 있다.
AI와 로봇의 도입이 게임의 일상화를 촉진한다. 사람들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한가한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가상 세계나 콘텐츠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가상세계로 무게중심이 옮겨갈수록, 가상세계에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인프라가 요구된다. 가상의 재화를 현실로 가져올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게임 세계에서 고가의 장비가 현실 세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게임 세계와 현실을 매개하는 데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
김균태 해시드 파트너는 “리니지를 예로 들자면 7번, 8번 강화한 집행검이 현실에서 5억 원에 팔리곤 한다”며 “가치가 있음에도 현실세계 경제 시스템과는 많이 이어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 해당 아이템의 가치가 적절하게 평가된다면 은행에서 게임 아이템을 담보로 잡고 대출을 하는 미래도 가능하리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