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로 치솟는 서울 아파트 전셋값 때문에 서울에서 인천·경기로의 인구 유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직방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아파트 시장에서 서울 중위전세가격(아파트를 전세가격 순서대로 줄 세웠을 때 가장 가운데에 위치한 전셋값)은 4억 원으로 경기도 중위매매가격(3억2000만 원)과 인천 중위매매가격(2억6500만 원)보다도 높았다. 중위매매가격은 주택 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매매값을 말한다.
이는 지난 9년 전 대비 크게 벌어진 가격이다. 2011년 당시 서울 중위전셋값은 2억2000만 원이고, 경기도와 인천의 중위매매가격은 각각 2억1000만 원, 1억8500만 원이었다. 서울과 경기는 1000만 원에서 8000만 원, 서울과 인천은 3500만 원에서 1억3500만 원으로 벌어진 것이다.
올해 인천과 경기 아파트 매매거래 중 서울 아파트 중위전셋값보다 낮게 거래된 아파트의 비중은 각각 79.4%, 65.8%다. 직방 측은 "두 지역 모두 서울 아파트 중위전셋값보다 낮은 아파트의 매매거래가 주를 이뤘다"며 "서울의 높은 전세가격이 서울 거주자의 경기도 이동을 촉진하는 경향성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서울에서 경기도로 전입한 가구수는 올들어 월평균 2만578건으로 증가했다. 지난 9년(2011~2019년)간 서울에서 경기도로 전입한 가구수의 연도별 월평균은 최고 1만9458가구(2018년)다.
최근 5년(2016년~2020년 9월)간 서울 아파트 중위전셋값보다 낮은 가격의 거래 건수가 많았던 인천∙경기 지역은 남양주시(3만6177건)다. 그 외 화성시(3만6131건), 부천시(3만2004건), 부평구(3만862건)가 3만 건 이상의 거래를 기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주거비 부담과 전세로 인한 주거 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에서 수도권이나 서울 외곽지역으로 인구가 연쇄 이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정부가 내놓은 공급대책은 서울 주거수요 분산을 목적으로 하는데 서울 인접지역의 공급 목표를 달성하는 것 외에 주거비 부담 경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