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국은행은 10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0.50%로 동결했다. 이는 5월 25bp(1bp=0.01%포인트) 인하 이후 동결행진이 계속되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부진이 계속됨에 따라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 다만 기준금리를 내릴 만큼 내려 이미 실효하한에 근접한 상황에서 추가 인하는 부담스럽다.
반면, 최근 넘치는 유동성이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쏠리는 등 금융안정 상황도 경계감을 늦출 수 없다. 가계부채 증가세도 좀처럼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실제 9월 은행 가계대출은 9조6000억원 급증해 한은이 관련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4년 이래 9월 기준으론 역대 최대 증가세를 기록했다.
정부도 집값 급등을 막기 위해 각종 대책을 쏟아낸 바 있다. 정부와 보조를 맞춰야 하는 한은이지만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당장 금리인상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코로나19 때문에 경기가 아직 안좋다. 부동산이나 주식시장으로 유동성이 쏠리는 움직임이 있지만 아직은 경기를 더 크게 봐야할 때”라면서도 “기준금리 실효하한이 언급되는 만큼 추가 인하도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는 동결행진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 그 이후에나 경제상황을 살펴보고 (기준금리를) 올릴지 내릴지 결정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도 “당분간 기준금리 조정이 있진 않을 것이다.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펀더멘털이 좋지 않다. 완화적 기조를 가져가겠지만 이미 기준금리는 실효하한 수준에 와 있다. 최근 부동산 이슈를 감안하면 추가 인하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봤다.
국고채 단순매입 정례화와 경제전망에 대한 판단 여부 정도가 관심사일 것으로 꼽혔다. 우혜영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9월말부터 (정례적으로) 국고채 단순매입을 시작했다. 추가적으로 규모를 확대할 가능성은 없는지, 매입대상은 뭐가 될지 등에 대한 관심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출과 물가지표가 개선되고 있다. 최근 지표개선으로 국내 경제전망에 대한 코멘트가 조금은 긍정적인 톤으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