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화폐발행잔액은 전월대비 6조48억 증가한 145조593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4월 이래 6개월 연속 역대 최대치며, 설 연휴가 있었던 1월 6조2312억 원 증가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기념주화 및 기념은행권을 뺀 화폐발행잔액 역시 6조33억 원 증가한 145조4506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코로나19와 추석 영향이라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실제 6월 말 한은은 늘어난 화폐수요를 감당키 위해 5년 만에 5만 원권 추가 발행에 나선 바 있다. 또, 추석 전 10영업일 간 화폐 순발행액 규모는 5조15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5조406억원)대비 0.5% 줄어드는 데 그쳐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올 초부터 있었던 코로나 영향에다 9월 추석자금 수요까지 몰리다 보니 화폐발행잔액이 많이 늘었다. 5만 원권을 충분한 규모로 확보했다고 봤는데 충분하지 못했는지 만 원짜리가 대체해 많이 발행됐다”고 설명했다.
권종별로 보면 5만 원권은 4조4344억 원 늘어난 121조4971억 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20조 원을 돌파했다. 만 원권은 1조4732억 원 증가한 18조4496억 원을 기록해 2015년 9월 18조5722억 원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장수기준으로 보면 5만 원권은 8900만 장 늘어난 24억3000만 장을 기록했다. 만 원권은 1억4700만 장 급증한 18억4500만 장을 보였다. 이는 2015년 9월(18억5700만 장)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며, 2018년 9월(+1억6200만 장) 이래 2년 만에 최대폭 증가다.
이에 따라 최초 발행이 시작된 2009년부터 현재까지 5만 원권 누적환수율은 48.04%에 그쳤다. 이는 2018년 9월 47.86%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다. 올들어 9월까지 환수율도 23.92%에 머물고 있다. 이는 지난해 연간 환수율 60.10%에서 급감한 것이다.
앞선 한은 관계자는 “추석 이후 환수되고 있다. 연말까지 화폐수급엔 큰 영향이 없을 것 같다”면서도 “내년 초 설 연휴가 있다. 환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화폐수급이 빠듯할 수 있다. 내년 (화폐) 발주계획을 세우는 등 물량 확보에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