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구속력 없고 실효성 떨어져
사실상 ‘부실 공시’ 처벌은 전무
보험업만 과태료 규정 법적 명시
업무 권역별 처벌규정도 제각각
21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감원 금융상품판매국은 금융협회와 릴레이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전날 여신협회에 이어 생명·손해보험협회, 은행연합회 등과 만남도 예정돼 있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됨에 따라 협회별로 제공하던 금융상품 비교공시를 재정비하려는 의도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소법 시행으로 금융상품 비교공시가 법제화되면 아무래도 업권은 공시자료의 정확성에 더 책임감을 느껴야 할 것”이라며 “금소법 시행에 앞서 비교공시 운영에 문제점은 없는지 의견을 청취하고, 감독원도 시사점을 발굴한 후 개선해야 할 사항이 있으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비교공시는 금감원의 모범규준과 금융협회 자율규제 형식으로 운영해왔다. 금융권 공통으로 적용되는 금감원의 ‘금융상품 통합 비교공시기준’이 있지만, 강제력이 없는 모범규준이어서 실효성은 낮다. 사실상 비교공시에 오류가 있어도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의 처벌은 일반적이지 않았던 것이다.
업무 권역 간 처벌규정도 상이하다. 금융상품 비교 공시로 인한 과태료 규정이 법으로 명시돼 있는 업권은 보험업권뿐이다. 은행의 경우 ‘은행상품 통일공시 모범규준’이 있지만, 과태료에 관한 조항은 없다. 은행법 69조에는 과태료 조항이 있지만, 비교공시에 대한 구체적인 처벌 규정은 나와 있지 않다. 여신업계도 ‘여신금융상품공시기준’이 운영되고 있지만, 이 역시도 강제력 없는 모범규준 형태다. 상품 비교공시가 여신전문금융업법 의무사항도 아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영공시에 관한 규정은 각 업권별 법상에 명시돼 있지만, 상품 비교공시에 따른 위반 조항은 보험을 제외한 업권은 법에 명시돼 있지 않다”며 “금소법에 따라 비교공시는 통일되는데, 처벌 규정은 다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업계는 금소법으로 비교공시가 법제화되면 업무 권역 간 균형을 맞춰 처벌규정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간 업권별로 흩어 있던 부분을 한데 모아 금소법을 만들면서 상품 비교공시 강화, 금융교육, 분쟁조정·손해배상 책임 등 금융사의 책임이 강하게 요구되는 형태가 됐다”며 “책임이 강화된다는 건 그에 따른 처벌 규정도 뒷받침돼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금융상품 비교공시: 금융감독원이 운영하는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 시스템. 이 사이트는 은행, 저축은행, 보험사 등 166개 금융회사가 판매 중인 예·적금, 대출, 연금저축 등 다양한 금융상품의 금리, 수익률 등을 비교해 보여준다. 이곳에선 절세형 금융상품 정보도 한데 모아 제공한다. 상품별 세제 혜택이나 가입 대상, 가입 한도 등을 비교해 보고 소비자가 처한 상황에 적합한 상품을 고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