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美 경제 연초 대비 훨씬 저조”…연준, 제로금리·양적완화 유지키로

입력 2020-11-06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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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현행 0.00~0.25% 동결
“보건 위기, 경제활동·고용·물가 압박”
양적완화 확대 가능성 시사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9월 23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국회의사당에 들어서고 있다. 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9월 23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국회의사당에 들어서고 있다. 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현행 ‘제로(0)’ 수준에서 동결하고,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 또한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어려운 시기에 모든 수단을 활용, 미국 경제를 지원하고 고용 극대화 및 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끝난 뒤 성명을 통해 “경제 활동과 고용이 계속해서 회복세에 있지만, 연초 대비 훨씬 낮은 수준”이라며, 위원들의 만장 일치 찬성으로 기준금리를 현행 0.00~0.25%에서 동결한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 3월 15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현행 0.00∼0.25%로 1%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이후 5번째 열린 이번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까지 줄곧 제로 수준의 현행 제로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연준의 이러한 제로금리 방침은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은 이번 FOMC에서 앞서 채택한 평균 물가안정 목표제를 수정하거나 구체화하지 않음으로써, 오는 2023년까지 초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연준은 8월 말 물가 목표 전략을 유연한 형태의 평균물가목표제(Average Inflation Targeting)로 공식 전환한 바 있다. 이 새로운 정책 지침은 물가가 계속해서 2% 목표치를 밑도는 경우 일정 기간 2%가 넘는 것을 허용하게 돼 있다. 물가가 단기간 2%를 넘더라도 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 긴축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어서 장기적으로 저금리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의지가 시사됐다. 연준이 제시한 제로 금리 해제의 조건은 △완전 고용에 도달 △물가 상승률 2% 도달 △인플레이션율 완만한 2% 이상 궤도 도달 등이었다.

양적완화 정책 역시 현행 수준을 유지해 나가기로 결정했다. 연준은 이를 통해 원활한 시장 기능을 유지하고 완화적인 금융 정세를 촉진하고 가계와 기업의 신용 흐름을 지원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여파 이후 연준은 월 1200억 달러 규모로 미국 국채 등의 자산을 매입해 시장에 돈을 풀고 있었다.

연준의 이러한 결정에는 어려운 현 경제 상황과 최근 미국에서 재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이날 FOMC 회의가 끝난 뒤 성명에서 현 경제 상황을 “계속 회복되고 있다”고 표현했다. 이는 지난 9월 “최근 수개월 간 개선됐다”고 했던 FOMC 성명과 거의 비슷한 문구이지만, 다운그레이드된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금융 여건에 대한 진단 역시 기존 “개선되고 있다”에서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수정됐다.

게다가 최근 코로나19가 미국에서 다시 맹위를 떨치면서 경제 회복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경제는 지난 2분기 분기에 코로나19 충격으로 연율 기준으로 -31.4%로 폭락했다가, 3분기 33.1% 급등하면서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코로나19가 미국에서 재차 유행하면서 이러한 추세에 완전히 찬물을 끼얹었다. 특히 미국 대통령 선거 직후인 전날에는 미국 내 일일 신규 확진자 규모가 10만2500명을 돌파하면서, 사상 최다 기록을 세웠다.

연준은 성명에 이러한 위기에 대한 우려를 고스란히 담았다. 연준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미국과 전 세계에서 엄청난 인도적·경제적 곤경을 야기하고 있다”며 “경제의 길은 바이러스의 동향에 크게 좌우될 것이다. 진행 중인 공중보건 위기가 계속해서 경제활동과 고용, 물가를 압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최근 미국과 해외의 코로나19 발병 증가가 특히나 우려스럽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중기적으로 경제 전망에 상당한 리스크를 제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파월 의장은 또 양적완화 확대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이번 회의에서 동료들과 자산 매입 프로그램에 대해 논의했다"며 "우리는 필요하다면 더 많은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프로그램 구성이나 기간, 규모 등을 변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통화 정책뿐만 아니라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재정 정책도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파월 “최소한 약간이라도 더 재정 지원을 얻어낼 수 있다면 더 강한 회복이 이뤄질 것”이라며 “추가 부양이 필요할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만약 추가 부양책이 도출되지 않는다면 연준 정책이 바뀔 수도 있냐는 질문에는 “모든 외부요인을 고려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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