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장기업의 3분기 실적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특히 반도체 업체들을 중심으로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이뤄졌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받았던 쇼핑, 자동차, 철강 업종 등도 실적을 회복했다.
18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유가 상장기업 2020년 3분기 결산실적’ 자료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법인 687개사의 3분기 개별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89.3조 원, 20.9조 원으로 지난 분기보다 각각 9.2%, 48.5% 증가했다. 순이익 역시 47.7% 증가한 15조 원을 기록했다. 연결·개별 3분기 실적 모두 2분기 대비 대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 반도체가 이끈 3분기 누적 개별 실적= 3분기 누적 개별 기준 매출액은 842조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9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1.2조 원, 41.1조 원으로 9.36%, 1.23% 증가했다.
개별기준 삼성전자(매출액 비중 14.94%)를 제외할 경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716.2조 원, 36.4조 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서 각각 5.62%, 2.60% 줄었다. 다만 순이익은 30조 원으로 3.94% 개선세를 나타냈다.
영업이익의 하락폭이 매출액보다 적은 이유는 해운, 게임, 바이오, 디스플레이 등의 실적 개선에 기인한 것이라고 거래소 측은 분석했다. 특히 코로나19로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연료비와 전력구입비를 절감한 한국전력이 대규모 흑자(영업이익 3.5조 원 증가)를 시현한 영향도 컸다.
개별기준으로 507사(73.8%)는 당기순이익 흑자를 기록했지만 180사(26.2%)는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보다 1.5%포인트(p) 증가한 69.33%로 집계됐다.
◇ 삼성전자 제외하면 큰 폭 감소한 연결 실적= 12월 결산 상장법인 590개사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503조 원, 36.4조 원으로 지난 분기보다 각각 12.19%, 57.78% 증가했다. 순이익 역시 81.31% 증가한 25.6조 원을 기록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2분기 대비 3분기에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은 기저효과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받았던 업종(쇼핑, 자동차, 철강)들의 실적개선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매출액 비중 12.17%)를 제외하면 감소폭은 더 늘어난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5.73% 줄어들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8.84%, 21.61% 감소했다.
다만 1분기보다 2분기가 좋고, 2분기보다 3분기가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언택트(비대면)와 의약품 실적이 전년동기 대비 크게 회복됐고, 코로나 영향권에 있는 업종은 경영정상화 노력을 통해 실적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3분기 누적기준 음식료품(138.17%), 의약품(100.85%), 통신업(30.2%), 전기전자(25.14%) 등 6개 업종에서 순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반면 기계(-93.39%), 운수장비(-65.22%), 화학(-60.88%), 철강금속(-44.6%), 서비스업(-34.27%) 등 9개 업종은 순이익이 감소했다.
코스피 상장사의 연결 부채비율은 9월 말 기준 115.65%로 지난해 말보다 3.03%포인트 높아졌다. 분석 대상 기업 중 426곳(72.2%)은 3분기 누적 흑자를 기록했으나, 164곳(27.8%)은 적자를 냈다. 적자 전환 기업은 76곳(12.88%)으로 흑자 전환 기업 50곳(8.47%)보다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