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대표 취임 첫해인 올해 KT의 임직원 수가 2014년 이후 최대로 줄어들 전망이다. 정년 퇴직자 증가에 더해 신입 채용 규모도 축소한 영향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KT의 임직원 수는 2만2353명으로 전년 동기 559명 줄었다. 올해만 433명이 줄어 들어 연말에는 순감 규모가 500명이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한 해 순감 규모인 463명을 뛰어넘는 규모다.
KT는 2014년 황창규 전 대표 취임 첫해에 8300명을 희망퇴직 형식으로 내보냈고, 그 결과 2014년 한 해 임직원 수는 전년 대비 9080명 줄었다. 그 뒤 2018년까지 매해 늘던 임직원 수는 지난해 다시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KT 조직의 몸집이 줄어든 가장 큰 배경은 정년퇴직 증가에 따른 자연 감소다. 업계에 따르면 KT 정년퇴직 인력은 지난해 500명대에서 올해 700명대로 늘었고, 내년에는 1000명 규모로 더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정년퇴직자가 늘어난 데에는 KT가 한국전기통신공사일 때인 1980년대 초반 인력을 대거 충원한 결과다. 이 때문에 KT 임직원의 평균연령도 47세로 높다.
구현모 대표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이 사실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KT는 임직원 평균 연령이 47세이지만, 39세 이하 인력도 4500명이 있다”며 “정년퇴직에 따라 매년 1000명씩 자연 감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년 퇴직자 증가는 회사 차원에서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 비용을 절감하고, 젊은 조직으로 변화할 기회다. 그러나 숙련된 임직원들이 떠나는 만큼 KT가 얼마나 새로운 인력을 수혈할지는 미지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도 기존 일자리가 줄면 신규 고용에 대한 부담은 늘어난다.
KT의 임직원 수는 올해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559명 줄었으나 같은 기간 기간제 근로자(계약직)는 555명에서 586명으로 31명 늘었다. 기간제 근로자로 분류되는 미등기 임원이 전년 동기 109명에서 97명으로 줄었는데도 총 기간제 직원은 늘어난 것이다.
신입 채용도 줄어드는 추세다. KT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신입 채용 규모는 570명이었고, 지난해에는 555명으로 줄었다. 올해 KT는 상하반기 정기 공개채용을 폐지하고, 인턴십 채용과 수시 채용으로 선발키로 했다. 선발 예정 인원은 400명 안팎이다.
한편, 경쟁사인 SK텔레콤(SKT)은 올해 3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임직원이 117명 늘었고, LG유플러스는 97명 줄었다. 다만, LG유플러스의 경우 정규직 임직원 수는 같은 기간 40명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