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문재인 정부 8년 간 서울 아파트 땅값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 보다 6배 넘게 올랐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공시지가 시세 반영률은 문재인 정부 들어 가장 낮았다.
3일 경제정의실천연합은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별 서울 아파트 땅값·집값·공시가격·공시지가 변동 분석’ 자료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강남권 5개 단지와 비강남권 17개 단지 등 총 22개 단지(약 6만3000 가구)다. 시세 정보는 국민은행 등이 제공하는 자료의 매년 1월 기준 통계를 활용했다.
조사 결과 서울 아파트값은 노무현 정부 임기 초인 2003년 3억1000만 원에서 올해 10억4000만 원으로 7억3000만 원 상승했다. 이 기간 건물값을 제외한 아파트 땅값은 3.3㎡당 1149만 원에서 3956만 원으로 2.4배(2807만 원) 뛰었다. 3.3㎡당 공시지가는 454만 원에서 1641만 원으로 1187만 원 상승했다.
정권별로 보면 노무현 정부 때 936만 원, 이명박 정부 192만 원, 박근혜 정부 523만 원, 문재인 정부 1540만 원 상승했다. 노무현·문재인 정부 8년간 상승액(2476만 원)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간 상승액(331만 원)보다 7배 더 높았다.
강남 아파트 땅값은 노무현 정부 임기 초인 2003년 3.3㎡당 1865만 원에서 올해 6828만 원으로 17년간 5063만 원 상승했다. 노무현 정부 때 1833만 원, 박근혜 정부 1049만 원, 문재인 정부 때 2693만 원 올랐다. 이명박 정부 때는 512만 원 내렸다. 노무현·문재인 정부 상승액이 4526만 원, 이명박·박근혜 정부 537만 원으로 7.4배 더 높다. 이 기간 비강남권은 3.3㎡당 1007만 원에서 3111만 원으로 2104만 원 뛰었다.
특히 문재인 정부 공시지가가 시세 반영률이 가장 낮다고 경실련은 지적했다.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은 노무현 정부 44%, 이명박 정부 51%, 박근혜 정부 47%였고, 문재인 정부 들어 41%로 낮아졌다.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본부장은 "땅값 시세가 상승했는데도 공시지가가 아파트값을 따라잡지 못했다"며 "시세반영률은 평균 41%로 떨어졌고, 아파트별 편차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이 65.5%라고 하지만 이를 신뢰할 수 없다"며 "아파트값 통계, 공시지가 시세반영률 산출근거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제대로 된 공시지가 현실화를 통해 보유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본부장은 공시지가 시세반영률 80%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경실련은 불공정한 과세를 부추기고 예산만 낭비하는 공시가격 제도를 폐지하고, 표준지공시지가 조사 결정 권한을 지방정부로 이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