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상장 직후 주가 변동성을 낮추기 위한 적정 공모가 결정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적정 공모가 발견을 위해 수요예측제도를 개선하고 상장 주관사들의 초과배정옵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8일 'IPO 시장의 개인투자자 증가와 적정 공모가의 중요성' 보고서를 통해 "IPO 시장에서 투자자를 보호하고 공모주 투자수요가 안정적으로 형성될 수 있는 적정 공모가의 결정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IPO 시장 참여 증가 배경으로 공모주의 매우 높은 상장 첫날 수익률과 더욱 커진 투자자 풀(Pool)을 지목했다. 이 연구위원은 "지난 3분기 IPO 공모주의 상장 첫날 수익률이 평균 49%였으며 100% 이상의 수익률을 보인 공모주도 적지 않았다"면서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주식시장에 신규로 진입한 개인투자자들이 많았을 뿐 아니라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시장 거래 규모도 큰 폭으로 증가해 개인 투자자 풀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개인 투자자가 많아지면서 적정 공모가 산정의 필요성도 더욱 높아졌다. 공모주가 저평가되면 개인 투자자의 과도한 쏠림이 생기고, 고평가된다면 투자 위험을 부각해 급속하게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이 연구위원은 효과적으로 적정 공모가를 발견하는 방안으로 가장 먼저 수요예측 제도를 개선에 주목했다. 그는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되고 투자자 보호를 위해 공시 및 절차상에 많은 세부 규정이 만들어졌지만, 이 점이 오히려 주관사의 자율성을 제한한다"면서 "즉 현재의 수요예측제도는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제공하고 있지만, 가격발견에 다소 효율적이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주관사가 개인 투자자의 수요를 반영해 공모가를 결정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이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또한, 초과배정옵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초과배정옵션은 주관사가 상장사 최대 주주로부터 주식을 차입해 계획한 공모주 물량을 초과해 배정할 수 있는 제도다. 주가가 하락할 경우 주관사가 초과배정 물량 내에서 공모주를 매입할 수 있으므로 공모가 하락을 막고, 시장조성 기능을 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어 IPO 주관업무에 대한 평판 시장을 만들 필요성도 언급됐다. 이 연구위원은 "건전한 IPO 시장을 위해선 공모가의 적정성, 투자자 보호를 위한 주관사의 역할, 공모주의 장기 성과 등이 강화돼야 한다"며 "평판 시장은 주관사가 이런 서비스를 향상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