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중국 통계국은 이날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0.5% 하락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월간 CPI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9년 10월(0.5% 하락) 이후 약 11년 만이다.
지난달 중국의 CPI 하락은 올여름까지 치솟았던 돼지고기 등 식품 가격이 안정된 데 따른 것이다. 중국의 식품 가격은 지난 10월 2.2% 상승했지만 11월에는 2.0%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중국인의 식탁에 필수적인 돼지고기 가격 하락률이 12.5%를 기록하면서 10월보다 커졌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여파로 사육 돼지 수가 급격히 줄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했는데, 정부의 냉동 돼지고기 공급과 ASF 확산세 진정에 따른 사육 농가 운영 정상화로 최근 들어서는 가격이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신선 채소의 경우 8.6% 올랐지만, 전달(16.7%)보다는 상승 폭이 둔화했다.
비식품 분야는 0.1% 내렸다. 소비품 가격이 1.0% 하락한 반면, 서비스 분야는 0.3% 소폭 상승했다. 가격 변동이 큰 식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0.5%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주요국 중앙은행이 물가 기조를 분석할 때 중시하는 지표인데, 5개월 연속 성장률이 동일하게 유지됐다.
중국의 월간 CPI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식료품 생산과 유통 차질 등에 따라 올해 1월 5.4%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1~11월 누적 기준 중국의 CPI 상승률은 2.7%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연초에 제시했던 CPI 상승률 관리 목표치인 3.5% 안팎을 밑도는 수준이다.
이날 함께 발표한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 내렸다. 이에 따라 중국의 월간 PPI는 코로나19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 2월 이후 10개월 연속 전년 동월 수준을 밑돌았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소재 및 중간재 분야에서 석유와 천연가스, 석탄, 화학섬유가 PPI를 끌어내렸다. 이에 따라 자동차가 0.4%, PC와 통신기기가 1.9% 각각 하락하는 등 최종 상품에도 하락 압력이 전해졌다. 다만 하락 폭은 10월에 기록한 2.1%보다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