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안정이냐, 인적 쇄신이냐.’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은행·카드·보험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인사에서 어떠한 경영 메시지를 던질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핵심은 진옥동 신한은행장 연임과 ‘신한라이프’ 출범을 앞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수장의 연임 여부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오는 17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14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을 비롯해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 허영택 신한캐피탈 사장, 이창구 신한BNPP운용 사장 등 총 14명이 이달로 임기가 만료된다. 자경위는 조용병 회장, 변양호 사외이사 이윤재 사외이사 허용학 사외이사 박안순 사외이사 등 총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계열사 CEO 인사 키워드는 ‘안정’이었다. 임기 만료 대상자 8명 중 신한DS 사장 1명만 교체되고 나머지는 연임을 확정했다. 올해도 코로나19 불확실성에 대응해 금융권 인사에서 연임이 대세였던 만큼 안정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특히 진 행장의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진 행장은 지난해 3월 신한은행장으로 취임했으며, 2년 임기가 오는 12월 만료된다. 통상 금융사 CEO 임기가 ‘2+1’ 체제로 운영되는 만큼 1년 연임이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코로나19 사태에도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1조7650억 원을 달성했다. 디지털 혁신과 글로벌 사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도 두루 집중하고 있다.
내년 7월 ‘신한라이프’로 통합 출범하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CEO 인사에도 핵심 관심사다. 보험업계는 성대규 신한생명 대표와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의 연임 여부가 두 회사의 통합사인 ‘신한라이프’ 대표를 결정지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두 사람 중 한 사람만 연임에 성공한다면 ‘신한라이프’ 출범까지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두 수장 모두 연임한 후 7월 전 통합사 대표를 따로 정하는 시나리오 역시 거론된다. 이 경우 자경위에서 선임되는 오렌지라이프·신한생명 대표의 수명은 6개월에 불과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신한캐피탈 허영택 사장이 통합 사장으로 올 거라는 깜짝인사 가능성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두 사장간 물밑경쟁이 치열했던 걸로 알고 있다”며 “정문국은 직접 신한금융에 디지털 손보사를 추진해보겠다고 어필했던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디지털성과를 중시한다고 강조해온 만큼 계열사 CEO들의 디지털역량 능력치가 인사를 좌우하는 요소가 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한카드 임영진 사장도 무난히 연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신한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470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 증가했다. 모바일 금융 플랫폼 신한페이판(PayFAN)의 누적 이용 고객 수도 꾸준히 늘어 1200만 명 이상에 달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아직 자경위가 개최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자회사 CEO들이 연임을 하게 될 것인지 새로 선임될 것인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업계에서는 다양한 추측이 제기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말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