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의 두 얼굴]③外人·자산가에 쏠렸던 배당…이젠 더많은 개인에 혜택

입력 2020-12-14 13:28 수정 2020-12-14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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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SPI200 연간 현금배당 상위 (자료 신한금융투자)
▲KOSPI200 연간 현금배당 상위 (자료 신한금융투자)
올 들어 주요 기업 이익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직격탄을 맞았음에도 주주 배당은 확대할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배당을 늘리는 주주친화적인 움직임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는 배당 정책이 ‘두 얼굴’을 가진 만큼 소수에 집중된 배당 대상을 넓혀 기업 가치 상승을 이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적정 수준의 배당은 기업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수단이지만, 과도한 배당 확대는‘그들만의 배당 잔치’로 전락할 수 있다. 실제로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5년 연속 수입차 판매 1위에 올랐지만, 재투자보다 고액 배당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돼 비판을 받았다. 벤츠코리아의 지난 5년간 누적 배당금은 2840억 원으로 순이익 대비 비율인 배당성향은 2018년을 제외하고 모두 50%가 넘었다. 고용과 투자가 제자리인 상황에서 국내 시장 재투자는 이뤄지지 않아 국부 유출이란 지적이 나왔다. “한국은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난다”고 발언할 만큼 국내에서 수익성이 좋은 코스트코도 배당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코스트코 미국 본사는 2300억 원에 달하는 현금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는데 이는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연간 순이익의 2배가 넘는 규모에 해당돼 소상공인의 반발을 샀다.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는 2003년 상장사였던 외환은행을 1조3800억 원에 인수한 이후 2013년 하나금융지주에 지분을 매각하고 나가기까지 무려 1조7098억 원의 배당을 챙겼다. 배당으로 빠져나간 자금 탓에 2011년에는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예금수신액이 줄고 당기순이익이 급감해 치명타를 입었다. 지난해엔 현대차 지분 3%, 현대모비스 지분 2.6%를 보유한 사모펀드 엘리엇이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에 8조3000억 원을 배당하라고 요구했다가 주주들의 반대로 지분을 정리하며 철수했다.

이 때문에 주주 배당 대상을 소액 주주로 확대해 배당 과실을 공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주주 가치는 물론 기업 가치도 장기적으로 끌어올린다는 설명이다. 안상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본부장은 “일반적으로 기업 ROE(자기자본이익률)가 낮아지는 성장둔화기에는 경우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확대로 주주 환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대규모 시설투자 계획이 있지 않으면 배당을 통해 이익유보금을 줄여나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도 안정적·고배당 황제주에 투자할 수 있도록 액면분할 유도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됐다. 외국인과 자산가에 쏠렸던 배당을 더 많은 개인에 혜택을 주면 주주환원 정책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릴 수 있단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2018년 보통주 50대1 액면분할을 결정한 배경에는 슈퍼리치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 황제주보다는 모든 국민이 주주가 돼 배당을 나누는 것이 기업 가치 상승 효과를 이끈다는 데에 있었다.

이에 ESG 중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는 ‘G(Governance)’에 대한 체질 개선을 위한 주주 환원 정책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8~2018년 코스피 평균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은 24%를 기록해 신흥국시장(37%) 내에서도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말 배당 시즌을 앞두고 개선된 잉여현금흐름으로 배당 확대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에 대한 관심을 높일만 하다”면서 “2018~2020년 잉여현금흐름의 50%를 환원하는 배당정책을 채택한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차, SK텔레콤, 포스코, 하이트진로 등이 이에 해당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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