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도 글로벌 유니콘 92개 등장…한국은 1개 배출

입력 2020-12-16 06:00 수정 2020-12-16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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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니콘 기업 중 투자회수 성공 사례 없어…전경련 "제도적으로 선순환 생태계 구축해야"

올해 국내에서 등장한 유니콘 기업은 단 1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기에도 올해 전 세계적으로 92개사의 유니콘 기업이 출현한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특히 글로벌 유니콘 기업들은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성공하고 있지만, 아직 국내 유니콘 기업 중 성공적인 엑시트 사례가 없어 창업부터 투자회수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생태계를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달 글로벌 유니콘 기업 501개사를 분석해 주요국 유니콘 기업 동향 및 한국 유니콘 기업의 현주소를 진단했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가치가 10억 달러가 넘는 비상장 기업을 뜻한다.

전경련은 “한국 유니콘 기업은 수적으로 성장이 더디고 진출 산업 분야도 제한적이며, 상대적으로 기업가치가 크지 않고 막상 유니콘이 된 이후에도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을 통한 투자회수 또한 원활하지 않아 창업·투자→성장→투자회수→재투자의 선순환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CB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글로벌 유니콘 기업은 총 501개사로, 그중 미국이 243개사, 중국이 118개사로 전체 유니콘의 72%를 보유했다. 한국은 11개사를 보유하며 인도, 영국, 독일에 이어 6위에 올랐다.

최근 5년간 글로벌 유니콘으로 성장한 기업 수는 빠르게 증가해, 2018년 이후로는 약 3일마다 1개꼴로 유니콘 기업이 출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추세는 코로나19로 유례없는 경제적 위기를 겪은 올해도 이어져 11월 말 기준 새롭게 유니콘에 등극한 기업은 92개에 달했다.

올해 등장한 유니콘 기업 중 미국 기업은 58개사로 63%를 차지했고 중국과 인도가 각각 6개사를 배출하는 한편, 한국은 단 1개 기업에 그쳤다.

특히 한국이 보유한 유니콘 기업은 진출분야가 전자상거래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산업을 비롯해 드론, 클라우드센터 등 하드웨어 분야나 에듀테크 분야에 진출한 기업은 전혀 없었다.

동영상 틱톡(TikTok) 서비스 기업이자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유니콘 기업인 바이트댄스와 같이 최근 AI 분야에서 유니콘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선 높은 규제장벽과 대규모 투자유치가 어렵고 AI 기술인력이 부족한 등 취약해 유니콘 기업이 나오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경련은 해석했다.

국내 유니콘 기업의 가치 또한 총 11개사 중 크래프톤(게임, 배틀그라운드)과 쿠팡을 제외한 9개사가 산업 평균을 훨씬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유니콘 기업의 육성과 엑시트를 위해 투자회수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화상회의 소프트웨어 줌(Zoom) 등 글로벌 유니콘들이 성공적 엑시트를 이어가는 반면, 한국은 현재까지 유니콘 기업 총 12개사 중 IPO 또는 M&A 등을 통해 투자회수에 성공한 사례는 아직 없다.

전경련은 “지난해 독일의 딜리버리 히어로와 40억 달러의 인수계약을 체결한 우아한 형제들(배달의민족)은 공정위의 제동으로 인수절차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라며 “벤처업계에서는 IPO를 통한 증시 상장의 경우, 경영권 방어가 어려워 외부 개입에 취약한 점과 늘어나는 규제로 인한 어려움을 제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M&A의 경우 해외에 비해 기업가치 평가사례와 역량 있는 벤처캐피털(VC)이 부족해 스타트업의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고, M&A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글로벌 스타트업의 70% 이상이 IPO나 M&A를 중장기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유니콘 기업의 육성 및 엑시트 활성화를 위해서는 창업(투자)→성장→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의 생태계가 구축돼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최첨단 분야에 대한 육성책이나 스타트업의 투자회수시장은 원활하지 못한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김 실장은 “특히 엑시트와 관련해 최근 증시호황과 함께 IPO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국내 유니콘 기업들의 상장을 통한 투자회수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경영권 보호장치를 마련하는 한편, M&A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규제 완화 등을 통해 M&A에 우호적인 기업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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