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로나 백신 이어 치료제도 싹쓸이

입력 2020-12-24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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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백신 1억 회분 추가 계약...머크 치료제 10만 개 구매 계약도

▲23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애스펀시의 한 병원에서 남성이 모더나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애스펀/AP뉴시스
▲23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애스펀시의 한 병원에서 남성이 모더나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애스펀/AP뉴시스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대량 확보한 데 이어 치료제까지 쓸어 담고 있다. 백신 접종은 이미 100만 회를 넘었으며 질병 당국은 내년 여름까지 미국 인구의 70~85%가 접종할 것으로 예상한다.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내년 7월 말까지 화이자로부터 백신 1억 회분을 추가로 공급받는 것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기존에 확보한 물량까지 더하면 총 4억 회분으로, 2억 명이 접종 가능한 물량이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1억 회분의 추가 계약으로 미국은 더 많은 시민을 보호할 수 있게 됐다”며 “파괴적인 대유행을 더 빨리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목할 건 미국이 한국전쟁 당시 제정한 국방물자생산법(DPA)을 통해 이번 계약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DPA는 연방 정부가 민간에 전략물자 생산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권한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현 상황을 전시에 준하는 것으로 판단 및 대응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여기에 제약사 머크와는 최대 10만 개의 치료제 구매 계약도 체결했다. 총액 3억5600만 달러(약 3935억 원) 규모의 이번 계약은 예방 접종 완료 후 치료제를 바로 투입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현재 머크는 코로나19 치료제 ‘MK-7110’을 개발 중이며, 정부는 6월 말까지 자금을 대고 최소 6만 개에서 최대 10만 개의 치료제를 전달받을 계획이다. 6월 말은 미국 시민 최대 85%가 접종을 완료할 것으로 정부가 예상하는 시기다.

머크가 9월 진행한 임상 중간결과에 따르면 치료제 처방 환자는 위약 처방 환자에 비해 회복률이 60% 높게 나타났으며, 호흡기 중증 질환 및 사망 위험은 50%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복지부는 “식품의약국(FDA)이 긴급 사용 승인을 하면 내년 상반기 중 배송 준비를 마치게 될 것”이라며 “치료제는 미국인들에게 무료로 제공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의 적극적인 대처에 미국 내에서도 백신 접종에 대한 긍정적인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16일부터 20일까지 USA투데이와 서퍽대가 미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응답자의 46%가 가능한 한 빨리 백신을 접종하고 싶다고 답변했다. 이는 10월 말 대비 20%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마스크 착용과 백신 접종을 강조했던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접근 방식에도 찬성(52%)이 반대(30%)보다 월등히 많았다.

이러한 가운데 14일부터 진행된 백신 접종은 열흘 만에 100만 명을 돌파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백신 접종자가 100만902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1일 접종을 시작한 모더나 백신은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만큼 전체 접종자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공개 접종을 한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이날 의학 전문매체 웹엠디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여름까지 미국 시민 대부분이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파우치 소장은 “접종 우선 대상자는 지금부터 내년 3월까지 접종해야 하며, 4월부턴 백신을 원하는 누구나 접종이 가능한 개방기가 될 것”이라며 “상황이 올바르게 흘러간다면 인구의 70~85%가 접종을 받고 6월 말이나 7월 초에 면역력이 확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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