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열 끝났다, IPO 노 젓자

입력 2021-01-14 16:02 수정 2021-01-1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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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은 IPO 시장에서 전통적으로 비수기에 속하는데,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역대급 증시 유동성에 기업들이 IPO(기업공개) 노 젓기에 나선다. 최근 5년 간, 안정적으로 성장한 IPO 시장이 올해는 8조 원에 이른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한, 제조업에서 ITㆍ바이오 산업으로 IPO 시장이 재편된 가운데 올해는 다양한 특례상장제도로 신규 상장 기업이 더 풍성해질 전망이다.

매년 70곳 IPO 신규 상장...제조업에서 IT로 산업 재편

▲코스피, 코스닥 연간 공모 규모.  (한국거래소, 흥국증권 리서치센터)
▲코스피, 코스닥 연간 공모 규모. (한국거래소, 흥국증권 리서치센터)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상장 기업 수는 코스피 5개, 코스닥 65개(일반상장 56개, 이전상장 9개)로 총 70개로 집계됐다. 여기에 증권사의 기업인수목적(SPAC)의 공모 상장 19개까지 합치면 총 89개의 공모가 진행됐다. 2015년부터 신규 상장 기업 수는 70개 안팎으로 매년 15개 수준의 스팩합병과 20~25개 스팩 상장도 균형을 이루면서 성장 중이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IPO 시장은 제조업 중심에서 정보기술(IT)과 바이오 업종으로 재편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거래소가 분석한 ‘KOSPI 3000 시대 IPO 시장 트렌드’에 따르면, 코스피 IPO 시장은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화학·철강 등 제조업에서 IT 기반의 서비스업·의약품 업종으로 다각화됐다.

▲구간별 대표 신규상장기업 업종 추이. 코스피 IPO 시장은 기존 화학·철강 등 제조업에서 IT 기반의 서비스업·의약품 업종으로 다각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제공=한국거래소)
▲구간별 대표 신규상장기업 업종 추이. 코스피 IPO 시장은 기존 화학·철강 등 제조업에서 IT 기반의 서비스업·의약품 업종으로 다각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제공=한국거래소)

시기별·업종별로 신규 상장 기업 수의 비중을 살펴보면 코스피가 1000포인트에 도달한 1989년 3월 이전까지는 기간산업의 상장이 활발했다. 당시 금융업이 17.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삼성증권·한화투자증권·SK증권 등의 증권사가 증시에 입성했다.

이후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한 2007년까지는 영화ㆍ방송ㆍ중심의 서비스 업종 상장이 크게 늘었다. CGV, SBS, 제일기획 등이 꼽힌다. 아울러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전기·전자 업종과 운수장비 업종의 상장도 돋보였다.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모비스 등이 새로 코스피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에는 IT·바이오 업종이 강자로 부상했다. 코스피 3000시대를 열기까지 네이버, 카카오, 삼성SDS, 넷마블 등 IT에 기반을 둔 기업들의 상장이 증가했다. 이에 서비스 업종의 비중이 22.8%로 신규 상장 기업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 4년 만에 역대급 장 들어선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4년 만에 최대치에 이른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높은 시장 변동성을 이유로 수요예측이나 청구서 접수 단계에서 상장을 연기한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상장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증권가는 70~80개 상단 수준을 전망하고 있다.

이날 금융투자업계 및 흥국증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총 공모액은 전년 대비 65% 늘어난 7조80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SK바이오팜, 빅히트 등이 신규 상장된 지난해 4조7000억 원보다 3조1000억 원이나 큰 수준이다.

▲올 1월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기업은 13개로 평년(2016~2020년 5개년 평균) 4.6개 대비 높은 수준이다.  (한국거래소, 흥국증권 리서치센터)
▲올 1월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기업은 13개로 평년(2016~2020년 5개년 평균) 4.6개 대비 높은 수준이다. (한국거래소, 흥국증권 리서치센터)

올 1월 수요예측도 활발하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1월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기업은 13개로 평년(2016~2020년 5개년 평균) 4.6개 대비 높은 수준이다. 이 중 4~5개는 지난해 수요예측 일정을 연기한 물량이다.

IR관계자는 “IPO시장에선 1월은 전통적으로 비수기에 속하지만, 올해는 작년 대비 수요예측 진행하는 곳이 양적으로도 늘었다”며 “시장 유동성도 풍부하고. 개인투자자들 관심도 높아지면서 기업들도 IPO에 관심이 높아진 분위기”라고 전했다.

특히 대어급 IPO 기업이 긍정적 시장 전망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지 등 ‘카카오 3형제’가 대표적이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SK케이칼)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SK이노베이션)는 심사가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게임사 크래프톤, LG화학 배터리 분사업체 LG에너지솔루션 등이 대어로 꼽힌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향후 상장이 기대되는 대어급 명단을 놓고 보면 올해 8조 원의 전망치는 ‘매우 보수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카카오그룹 1~2개 등 일부는 2022년 상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해 SK바이오팜부터 시작된 대어급 기업들에 대한 높은 기대수익률은 카카오게임즈와 빅히트로 이어지며 안정화됐다고 판단한다”며 “올해 대어급 공모 참여시 보수적인 접근이 더 합리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올해는 다양해진 상장 특례를 활용한 기업들의 신규 상장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기존의 기술성 평가 특례상장에 △이익미실현요건(테슬라 요건) △기술성장기업(성장성 특례상장) △기술성장특례 사업모델기업 등이 대표적이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2021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기업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고 실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은 거래소의 가장 본질적 기능”이라며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혁신ㆍ성장기업이 더욱 쉽게 상장할 수 있도록 진입제도를 미래성장성 중심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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