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우리는 머릿속 생각을 말로 옮길 때 보통 거리낌 없이 표현할 수 있다. 누군가와 대화할 때나 사람들 앞에서 자기주장을 내세울 때도 그렇다. 그런데 말이 아닌 글로 표현하려고 하면 어떤 표기가 맞는지 헷갈려 멈칫하는 경우가 있다. 발음이 비슷한 데다 쓰임까지 유사하면 더욱 그렇다. ‘좇다’, ‘쫓다’도 이에 해당하는 단어들이다. 좇다[졷따]와 쫓다[쫃따]는 발음이 비슷할 뿐 아니라 이들의 사전적 의미도 유사해 헷갈리는 이들이 많다.
좇다는 “명예를 좇는 사람”과 같이 ‘목표, 이상, 행복 등을 추구하다’는 뜻이 있다. “어머니의 유언을 좇기로 결심했다” “그는 다윈의 진화론을 좇았다”처럼 ‘남의 말이나 뜻, 또는 이론을 따르다’는 의미도 있다. 이외에도 ‘생각을 하나하나 더듬어 가다’는 뜻도 있다. “생각을 좇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와 같이 쓸 수 있다. “갈매기 떼를 좇고 있는 그의 시선은 한동안 계속되었다”처럼 ‘눈여겨보거나 눈길을 보내다’의 뜻도 있다. 이처럼 좇다는 명예, 이론, 생각 등과 같이 일반적으로 목적어가 추상적 개념인 단어와 호응한다. 손으로 잡을 수 없는 무언가를 따르거나 추구하고자 할 때 쓰는 표현이다.
그에 비해 쫓다는 ‘어떤 대상을 잡거나 만나기 위해 뒤를 급히 따르다’는 사전적 의미가 있다. 이때 쫓다의 목적어는 손으로 잡을 수 있는 사람이나 짐승이다. “형사가 도둑을 쫓아가서 잡았다”와 같이 쓸 수 있다. 이 밖에도 쫓다는 ‘(사람이 무엇을) 있는 자리에서 떠나도록 몰아내다’, ‘밀려드는 졸음이나 잡념 등을 물리치다’는 뜻도 있다. “야영장에서 모기떼를 쫓느라 정신이 없었다” “졸음 쫓는 방법을 찾았다”와 같이 쓸 수 있다.
좇다와 쫓다의 쓰임이 헷갈린다면 목적어를 생각하면 구분이 쉽다. 보통 좇다는 행복이나 이론과 같은 추상적인 개념을 목적어로 한다. 몸을 움직이는 것과 관련성이 적은 것이 ‘좇다’이다. 반면 쫓다의 목적어는 사람, 짐승과 같이 구체적인 대상이다. 그 대상을 잡기 위해 직접 뒤따라가는 동작성이 나타나면 ‘쫓다’이다.
신미라 편집부 교열팀 차장 kleink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