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부침을 겪고 있는 중국시장 판매망을 축소한다. 베이징 1공장을 폐쇄한 이후 두 번째 효율화 작업이다. 이 전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직전 중국사업총괄로 선임된 이광국 사장이 주도 중이다.
1일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현지 판매망에 대한 효율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주요거점별 판매망을 유지하는 한편, 판매가 부진한 판매점은 폐쇄한다.
한때 양적 성장을 추진했던 현대차에 중국시장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그러나 2017년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를 시작으로 상황이 급반전됐다. 반한감정이 극에 달했고 우리 소비재 대부분이 현지에서 판매 위축을 겪었다.
이후 3년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출구전략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 중국 판매량은 사드 사태 직전인 2016년 114만2016대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2017년 78만5006대→2018년 79만177대→2019년 65만123대→2020년 44만1000여 대로 내려앉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정은 더 악화했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시장이 소폭 감소한 것과 달리 현대차와 기아의 하락 폭은 이보다 컸다.
작년 현대차ㆍ기아 양사 통합 중국 판매는 66만4744대로 전년 대비 26.9% 하락했다. 전체 산업 수요가 6.2%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감소세다.
자연스레 점유율도 하락했다. 한때 중국 판매 180만 대를 넘어 200만 대 시대를 공언했던 현대차와 기아는 양사 통합 9% 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작년 중국 시장점유율은 2019년(4.5%)보다도 1.0%포인트 하락한 3.5%에 그쳤다. 지난해 미국과 유럽, 인도 등 주요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한 것과 대조적이다.
결국, 지속된 판매 부진에 따라 재고가 쌓이면서 딜러를 상대로 한 도매 판매를 줄이는 동시에 직영점을 통한 소매 판매를 확대하기로 했다. 판매 상위권 딜러를 남기고 딜러 규모도 최적화한다는 계획이다.
본격적인 딜러망 효율화 작업은 지난해 하반기 시작했다. 이 전략은 앞서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에 현지 사업총괄로 선임된 이광국 사장이 주도 중이다.
딜러망을 줄이되 대형차 SUV 수출과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현지 론칭으로 판매 회복을 노린다. 현대차는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시장 확대를 위해 올해 유럽과 중국 진출을 공언해 왔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하반기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한 기업설명회를 통해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중국시장 판매 및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대차는 지난 1월 국내외 판매 32만 대를 기록하며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했다고 밝혔다. 해외 판매가 2.5% 감소했지만 내수 성장세가 25%에 달했다. 기아 역시 전년보다 2.5% 증가한 22만6000여 대를 판매했다. 국내와 해외 모두 성장세를 이어갔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 시장 딜러망 축소와 관련해 “직영점을 포함해 딜러 체제로 운영되는 현지 판매 방식에 효율화 작업이 진행 중인 것은 맞다. 제품을 다양화하고 판매 인센티브 체계를 개선하고 있다”라며 “판매망이 줄어들지만 새롭게 온라인 판매까지 시작하면서 점진적으로 이전 점유율을 회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