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을 제외한 모든 항공사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천억 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대한항공과 달리 그동안 매출의 대부분을 여객 사업에 의존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올해도 출구 찾기가 쉽지 않아 실적은 물론, 고용유지에도 큰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제주항공은 8일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다. 아시아나항공과 티웨이항공은 16일 작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세 항공사는 지난해 적자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영업손실(연결기준) 2295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2887억 원), 티웨이항공(-1363억 원)도 큰 폭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지난해 각각 1847억 원, 1970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비상장사인 에어서울과 플라이강원도 수천억 원대의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화물 수요 증가에 힘입어 항공사 중 유일하게 흑자(연결기준, 1095억 원)를 달성했다.
항공사들의 적자는 불가피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여행 수요가 예년보다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항공데이터 분석업체 시리움에 따르면 작년 여객 교통량은 전년 대비 67% 줄었다.
일부 LCC들은 적자 폭을 최소화하기 위해 화물 사업을 강화했다. 진에어는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했고 제주항공은 기내 좌석에 화물을 실었다. 하지만 부정기 노선이다 보니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항공사들은 올해도 부진을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올해 여객 수요는 2019년의 50%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백신 보급으로 자가면역이 형성되는 시점인 내년이 돼야 여행 수요가 회복될 전망이다.
LCC들은 더욱 어려움에 부닥칠 전망이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달리 의약품 운송 자격인 ‘CEIV 파르마(Pharma)’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코로나19 백신 수송에 따른 혜택을 받지 못한다.
LCC들은 고정비용을 줄이고자 무착륙 관광 비행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따른 수요 감소로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이다.
지난달 관광 비행 탑승객은 전달(1520명) 대비 약 20% 줄어든 1212명이다.
상황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항공업계는 지난달 고용노동부에 특별고용지원(특고) 업종 지정 기간의 연장을 요청했다.
특고 업종으로 지정되면 해당 업종은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등 혜택을 받는다.
한국항공협회는 “올해도 코로나19로 인한 항공 수요 회복이 불투명하다”라며 “내달 말 종료되는 특고 업종 기간을 내년 3월까지 연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협회는 연간 180일 한도로 묶여있는 유급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을 240일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