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스피 상장사 276곳 중 60%가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이투데이에 제공한 증권사 3곳 이상 실적 전망치(컨센서스)에서 상장사 276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대상 기업 중 2019년 대비 지난해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165곳(59.7%)에 달했다.
이 중 반도체ㆍ플랫폼ㆍ게임 등 IT관련 기업이 56곳(34%)이었고 그 다음 식음료 (11곳)와 바이오·제약(6곳) 등의 순이었다.
삼성전자는 매출이 230조 원을 넘어서며 역대 세 번째, 영업이익은 역대 네 번째로 높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조9662억 원, 9659억 원을 냈다.
증권가는 반도체 업황 회복세가 뚜렷해 중장기적 성장 전망이 밝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가격은 수요 확대에 기반한 상승세가 뚜렷하다”며 “올해 중 2018년 역사적 고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고 반도체 사이클을 감안할 때 최소한 2022년까지 사이클 상승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3N(넥슨ㆍ넷마블ㆍ엔씨소프트)’으로 불리는 국내 3대 게임사들이 모두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황현준 DB투자증권 연구원은 “넷마블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9%, 55% 증가할 것”이라며 “최근 빅히트와 엔씨소프트의 주가 상승 및 카카오뱅크 기업가치 상승으로 동사 보유 지분의 가치도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반면 정유ㆍ여행 등의 실적은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각국의 봉쇄령으로 자동차ㆍ항공 등 수송이 멈춰서면서 매출이 급감한 데다, 수익성과 직결되는 ‘정제마진’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 ‘조 단위’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코로나19 백신 보급 기대에도 전 세계적 ‘탄소중립’트랜드 때문에 부정적인 전망도 만만찮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기업과 ‘어닝 쇼크’ 기업을 구분해 들여다 볼 것을 조언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자동차ㆍ정보기술(IT)ㆍ화학 등은 장기적으로 긍정적이지만 현재 주가가 먼 미래의 이익까지 끌어온 상태라 4분기 실적 서프라이즈가 감동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장의 관심에서 소외된 업종들의 실적 서프라이즈가 좀 더 의미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국내 상장기업들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기초 체력을 키워 실적 개선에 전력을 다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영업이익 전망치는 완만하게 상향조정되는 상황”이라며 “올해 의료, 소재, IT섹터의 매출 증가율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