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공시 논란에 휩싸인 에이치엘비의 진양곤 회장이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을 성공적으로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표명했다.
진 회장은 18일 오전 에이치엘비 사내 게시판에 이번 논란의 사실관계를 설명하는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
이번에 논란이 된 것은 에이치엘비가 2019년 공개한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다. 당시 에이치엘비는 6월 27일 리보세라닙이 글로벌 임상 3상에서 1차 평가지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9월 29일 내놓은 최종 데이터에서는 이를 뒤집어 위암 3차·4차 치료제로서 임상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이 과정에서 회사가 임상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허위공시했다고 보고 있다.
진 회장은 임상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했다는 금융당국의 의혹에 대해 "임상 결과는 내외부 바이오 전문가와 컨설팅 기업의 최종 판단 등을 기초로 결정한 것으로, 자의적이 아닌 전문가들의 판단"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여러 의사가 X선 영상을 판독한 것을 두고 자의적 판독이라 주장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당시 6월과 9월 상반된 결과를 발표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진 회장은 "6월 결과 발표 때는 전체 데이터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톱라인 중 일부 결과라도 나온다면 발표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공개한 것"이라며 "이후 9월 전체 데이터를 최종적으로 확정하고, 3·4차 환자를 구분한 데이터 분석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3상은 위암 3차 이상 환자 46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에이치엘비에 따르면 당시 전문가들과 컨설팅 기업은 3차 환자 275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충분히 신약허가를 신청해 볼 만하다"고 결론지었다. 또한, 4차 이상 환자 185명은 1차 유효성 지표를 만족시켜 신약허가 조건에 충족했다. 따라서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3상은 성공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입장이다. 현재 회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리보세라닙의 신약허가신청(NDA)를 준비 중이다.
진 회장은 "임상에 성공했다고 모두 신약 허가가 나는 게 아니듯 신약허가와 임성 성공은 별개"라며 "임상 종료 후 NDA을 준비 중인 신약에 대해 임상 실패를 주장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날 진 회장은 리보세라닙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 한편, 최근 불거진 논란으로 인해 사기가 떨어진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그는 "우리의 신약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며 5년 내 5개의 항암제 출시란 목표도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며 "그룹 회장으로서 현재의 어려움을 잘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진 회장은 16일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이번 논란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조사했으며,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를 거쳐 증권선물위원회를 앞둔 상황이라는 사실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