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터지는 ‘학교폭력(학폭)’ 논란으로 연예계가 발칵 뒤집혔다. 체육계에서 발발한 ‘학폭 미투’(Me too·나도 당했다)는 최근 분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며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소셜미디어(SNS)의 발달로 피해 사실을 쉽게 알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데다 연예인에게 능력에 비례하는 인성을 요구하는 대중의 인식 변화가 학폭 폭로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실 무근" 부인에도…이어지는 학폭 미투
시작은 '배구 쌍두이 자매'의 학폭 논란이었다. 이재영, 이다영 선수의 학폭 논란이 스포츠계를 휩쓸고 지나간뒤 학폭 논란은 연예계로 옮겨붙었다.
배우 조병규가 발단이 됐다.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중학교와 뉴질랜드 유학 시절 학교폭력을 저질렀다는 폭로글이 올라왔다. 소속사 측은 의혹을 제기한 네티즌의 폭로는 허위라며 수사 의뢰 등 강경 대응 의사를 밝혔지만, 추가 폭로가 줄줄이 이어지며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21일에는 아이들 그룹 (여자)아이들 멤버 수진, 배우 김동희까지 학교 폭력 가해자라는 주장의 글이 올라왔다. 소속사는 일체 “허위 사실”이라며 의혹을 전면 반박했다.
연예계 학폭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 학폭 의혹이 불거진 연예인들 외에도 가수 박경, 효린, 잔나비 유영현, 베리굿 다예, 모델 강승현 등이 학폭 가해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과거에도 학폭 논란은 있어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학폭 미투'라는 형태로 줄줄이 폭로가 이어지고 잇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SNS 발달로 폭로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됐다. 과거에는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가해자인 연예인이 TV에 출연해도 마땅히 과거사를 알릴 곳이 없었지만, 지금은 각종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전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또한 학폭에 대한 대중의 인식 또한 변화하고 있다. 연예인에게 능력에 비례하는 인성을 요구하는 대중의 인식이 자리 잡아, 학교 폭력에 대한 비난의 수위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과거에는 학교폭력을 철없던 시절의 치기 어린 일탈로 치부해 사과와 반성으로 일단락됐다면, 지금은 학교 폭력 또한 범죄로 여기는 사회적 인식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가해자들을 반드시 응징해야 할 범죄로 인식하고, 연예계 퇴출까지 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연이어 터지는 학폭 논란에 대응방안은 있을까. 학폭 논란에 각 연예 소속사에서는 내부적으로 소속 아티스트의 행적을 되짚으며 사실관계 파악에 나선다. 그럼에도 이같은 논란이 근절되지 않고 되풀이되는 것은 가해자가 폭행을 저질러 놓고 기억을 못 한다는 점, 연예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자신의 과거 행실을 숨기려고 한다는 점이다. 아무리 사전 검증을 한다고 하더라고 과거 학교폭력 행위에 대한 입증과 규명이 어려워 사실상 검증의 효과는 ‘0’에 수렴하는 실정이다.
한 소속사 관계자는 “학폭 논란으로 소속사 또한 피해를 입을 수 있어, 요즘에는 계약 전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과거 논란이 될 만한 행실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해달라고 아티스트에게 요구한다. 그러나 본인이 사실대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아니면 진실을 알기가 어렵다”며 “제일 문제인 건 당사자조차 자신들이 한 행동이 문제가 되거나 학교 폭력이었다는 것을 모른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