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 10곳 중 9곳은 사회 내부에 '반기업 정서'가 존재한다고 느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8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이 발표한 '반기업정서 기업 인식조사'에 따르면, 반기업정서가 ‘존재한다’라고 응답한 기업 비중이 93.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기업정서 정도는 1000인 이상 대기업에서 제일 심각했다. 해당 기업은 반기업정서 강도에 대해 100점 만점에 83.8점으로 평가했다.
경총은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국민을 대상으로 한 기존 조사결과와 비교할 때 기업들이 국민보다 반기업정서에 대해 더욱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체감되는 반기업정서 수준이 과거에 비해 어떻게 변화됐다고 보는지 묻는 설문에는 42.2%가 ‘심화’, 34.3%가 ‘비슷’으로 응답해, 기업의 76.5%가 개선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1000인 이상 대기업에서 반기업정서가 ‘심화’했다는 응답이 71.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300~999인 기업은 21.0%, 300인 미만 기업은 39.6%를 기록했다.
반기업정서 원인에 대해선 55.9%의 회사가 '기업 외부요인'을 지목했고, 나머지 44.1%가 내부 요인이라고 응답했다.
반기업정서로 인한 경영상 어려움(복수응답 가능)으로는 ‘일률적 규제강화에 따른 경영부담 가중’이라는 응답이 53.9%로 가장 많았다.
그 외 응답으로는 ‘기업, 기업인에 대한 엄격한 법적 제재’ 40.2%, ‘협력적 노사관계 저해’ 33.3%, ‘사업확장 등 적극적 사업 의사결정 위축’ 19.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경총은 “반기업정서에 기초한 정부·국회에서의 규제적 정책·입법이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말했다.
국민과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 방법은 기업 규모마다 갈렸다.
1000인 이상 대기업에선 '사회공헌 등 사회적 책임활동 강화'(66.7%)가 1위를 차지했고, 300인 미만 기업에서 ‘준법경영 등 내부 윤리경영 확립’이라는 응답이 53.5%로 가장 많았다.
경총은 “1000인 이상 기업의 절반 이상이 사회적 책임 강화, 윤리경영 확립 등 대내외에 걸쳐 관계 개선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300인 미만 기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윤리경영, 노사협력 등 내부경영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기업의 노력 이외에 반기업정서 해소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기업 역할에 대한 대국민 인식 개선 및 홍보’ 30.4%, ‘올바른 시장경제 교육 활성화’ 27.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경총은 “반기업정서가 기업경영을 위축시키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ESG, 투명·윤리경영 등 우리 기업들의 적극적인 사회적 책임 실천을 장려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와 함께, 언론홍보, 국민 캠페인, 경제교육 등을 통한 국민 인식개선 활동에도 앞장서 국민과 함께하는 기업,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경총은 내달 1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각계 전문가 등을 초청해 한국의 반기업정서, 원인진단과 개선방안 심포지엄을 개최해 반기업정서의 완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