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50%로 동결하면서도 경제성장률 전망을 상향했다. 증권가는 경제성장률 전망 상향에도 기준금리 인상이 내년에나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통위는 전날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금통위는 준 금리를 지난해 5월부터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린 후 7개월 연속 유지하고 있다.
금리동결과 함께 한은은 국내 경제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연간성장률 전망을 지난 2월 3.0%에서 3.0%대 중반으로 올려잡고, 물가 전망치도 상향할 것을 시사했다. 민간소비 부진이 완화했고 수출과 설비투자가 견조한 회복세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증권가는 한은 발표에 대해 '매파적'이라고 평가했다. 여소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금통위는 2월과는 사뭇 달랐다. 통화정책 기조는 확연히 덜 완화적이었다"며 "한은의 경제 전망이 이전보다 훨씬 낙관적으로 변했다. 뉘앙스 차이로만 보면 매파적인 성향에 가까웠다"고 말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금통위는 백신 보급에 대한 불확실성과 완화정책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경기 자신감을 드러냈다"며 "기자회견 중 성장률 관련 언급은 다음 달 있을 경제전망을 앞두고 성장률 및 물가 전망치 상향 조정을 시사한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의 매파적 전망에도 증권가는 올해 기준금리 인상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금리 상승압력에 완화 기조가 옅어지고 있지만, 단기간 내 긴축전환은 어렵다고 분석한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 금통위 내에서 과도한 유동성에 따른 금융불안 우려가 제기된 점 등을 고려할 때 하반기로 갈수록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필요성은 강하게 제기될 것"이라면서 "이러한 여건은 국고 3년 금리에 하방경 직성으로 작용해 1.10% 내외가 실질적인 레인지 하단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첫 기준금리 인상은 한국 실질GDP가 코로나 이전의 성장 경로에 부합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5월 경 단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종합적으로 향후 금융안정 필요성이 강화되는 수순으로 통화정책 정상화의 방향성은 명확히 했으나 그 시점 측면에서 연내 개시는 여전히 어려워 보인다"며 "내년 2분기 중 첫 번째 금리 인상을 예상하며, 최대 1분기 수준 앞당겨질 상방리스크가 있겠으나 백신 공급 지연으로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조언했다.
기준금리와 별개로 시중금리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경제 회복세가 예상보다 커진 영향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러나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도 낙관적인 경기 진단과 동시에 성장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상향할 가능성까지 제시된 것"이라며 "최근 수일간 다소 안정을 나타냈던 시중금리는 다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전히 국채 물량 부담이 남아 있는 만큼 시중금리(국고 10년 기준)는 단기적으로(1개월 전후) 2%를 중심축으로 상하 5bp 내외의 등락 흐름을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