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기준 국내 증권사 유튜브 채널 중 구독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키움증권 채널K로, 117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개인투자자 시장점유율 1위 증권사로, 지난해 주식거래가 급증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개인투자자를 위한 맞춤형 분석·투자 자료를 제공하면서 구독자 수를 빠르게 늘렸다.
이어 박현주 회장이 직접 나선 미래에셋증권 스마트머니가 107만 명, 삼성증권 채널인 Samsung POP이 104만 명 등을 기록하고 있다. 이어 후발주자인 한국투자증권 뱅키스 10만 명, 하나금융투자 하나TV 10만 명, 이베스트투자증권 10만 명, 유진투자증권 7만 명, 신한금융투자 5만 명, NH투자증권 3만 명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리서치센터 중심으로 자체 콘텐츠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저작권 문제에서 자유롭고, 개인투자자들의 문의가 가장 많은 부분이어서다. 애널리스트가 나서 국내외 주식투자 교육부터 경제전망, 토론까지 다양한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오전 회의부터 시황까지 기존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이 어려웠던 자료도 실시간으로 송고해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유튜브를 보고 지점을 찾아오는 고객이 늘고 있는데 증권사 간 개인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리서치센터에서 자료를 제공하지 않으면, 개인 고객 수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면서 "가끔 오전 회의를 그대로 중계하기도 하는데 법인 대상 세미나와 제공 속도가 거의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증권사 유튜브 채널 간 구독자 수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구독자 100만 명 이상 채널을 살펴보면 영상당 조회 수는 2~5만 회에 그친다. 실제 영상을 챙겨보는 애청자는 얼마 되지 않는 셈이다. 채널 구독 시 상품권 지급 등 다양한 이벤트를 꾸준히 진행해 일회성 구독자들만 크게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다른 관계자는 “새롭게 리서치센터장으로 부임할 경우, 미션이 유튜브 구독자 수 확보로 내려오기도 한다”며 “리서치센터장의 핵심성과지표(KPI)도 유튜브 구독자 수로 책정되는 경우도 있어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유튜브형 애널리스트의 몸값이 크게 뛰기도 한다. 최근 연봉을 두 배가량 높여 이직한 한 연구원도 유튜브 채널 강화 목적으로 영입됐다는 후문이 들리기도 한다.
리서치센터에서 자료 분석보다 유튜브 마케팅에 집중하다 보니 주니어 애널리스트의 괴리감도 커지고 있다.
한 연구원은 “최근 애널리스트들이 대거 회사를 나가 전업 투자자로 뛰고 있다. 자료 분석보다 방송 시간이 더 걸려 업무 시간이 더 늘었다"면서 "중소형증권사에서 경력을 쌓아 대형증권사로 이직해도, 유튜브에 집중하는 건 더 심해진 것 같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