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붕 뚫고 하이킥 할까
‘코스피 3200시대’가 다시 열렸다. 그간 지수를 떠받친 ‘동학개미’에 이어 외인도 화학, 제조업종 중심으로 대거 사들이면서 상승 동력을 더하고 있다. 조정장세 마무리 국면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코스피 방향성과 대형주 회복 여부에 쏠렸다.
26일 코스피지수는 3217.53으로 장을 마치며 3200선 돌파에 성공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월 11일 장중 3266.23으로 역사상 최고점을 돌파한 후 3개월 넘게 박스권 장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달들어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국내 증시에 유입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끄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달 26일까지 총 18거래일 중 외국인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2거래일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분기 실적발표 시즌을 앞두고 화학 업종을 유망하게 보고 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업종은 화학으로, 5790억 원 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S-Oil(27일), LG화학(28일)을 시작으로 정유·화학 업종의 1분기 실적 발표시즌이 시작되며, 시장기대치를 웃도는 양호한 실적을 기대한다”며 “국제 유가 상승 시기에 정제 마진과 스프레드가 동반 상승하는 초호황의 시황 흐름을 시현한 덕분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외국인은 제조업(5313억 원), 금융업(4871억 원), 통신업(4291억 원), 건설업(2900억 원) 보험(1493억 원) 등을 1000억 원 이상 바구니로 담았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제조(650억 원), IT H/W(526억 원), 의료/정밀기기(470억 원) 순으로 순매수했다.
조정국면 마무리 시점에서 실적 장세에 돌입한 점도 코스피 우상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발표된 코스피 상장사들의 1분기 영업이익, 순이익은 시장기대치를 각각 8.3%, 12.5% 웃돌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 전망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본격적인 실적·펀더멘털 장세가 시작됐다고 본다”며 “향후 코스피 실적·펀더멘털 장세는 기존 주도주, 시가총액 상위 종목군들이 이끌 전망이며 그간 부진했던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인터넷의 비중을 늘려야 할 때다”라고 조언했다.
증권가에서는 시가총액 상위기업의 실적발표 이외 오는 28일까지 개최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주목하고 있다. 연준의 경기인식 상향 여부와 테이퍼링 논의에 대한 힌트가 나올 수 있어서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에 대해 여전히 시기상조라는 입장이 반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의 백신 접종률이 75% 이상으로 예상되는 7월부터는 테이퍼링이 논의될 수 있다”며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