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로 결정, 0.5% 포인트 전격 인하함에 따라 향후 국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은의 이번 정책금리 2.5% 결정은 지난 199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이례적으로 1.0%포인트 전격 인하한 것과 이에 앞서 세 차례에 걸쳐 1.25%포인트 인하한 것을 포함하면 최근 세달 동안 2.75%포인트 인하한 셈이다.
주식시장 참가자들은 당초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는 기정 사실로 받아들인 가운데 정책랠리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고 기준금리 인하폭에 따라 코스피 반등폭 역시 비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과거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했던 날 코스피지수는 대부분 상승세를 보여 왔었고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3~4일 동안의 등락률 역시 대체로 오름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스피지수는 시장의 기대와는 반대로 이날 1200선을 재차 내준 이후 장중 1180선마저 하회, 1200선이라는 저항선상에 놓여 있는 모습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주식시장에 호재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시장은 0.5%포인트 인하가 대체적일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한편으로는 그 이상의 금리 인하 폭을 바라는 시각도 상당했던 만큼 투자자들의 실망 매물이 출회되는 과정이라고 평가내리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도 그 동안 코스피지수가 단기 급반등 장세를 연출하면서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 기대속 유동성 랠리를 기대하며 지나치게 과열된 양상을 보인 바가 없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지속된 정책랠리가 이날 금리인하를 기점으로 그 효과가 기반영된 만큼 1200선을 앞두고 조정 국면을 거치는 과정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일단 전문가들의 기준금리 인하 폭에 대체로 부합했지만 시장이 그 이상의 인하를 원했던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이날 코스피 하락은 실망 매물의 출회라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이번 한은의 결정과 관련해 "통화정책의 방향이 물가안정이 아닌 경기에 집중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만큼 향후 이러한 정책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국내증시는 향후 단기적으로 1200선에서 그동안 단기 급반등에 따른 상승 폭을 조율하는 기술적 조정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한은의 금리인하가 보낸 시그널인 경기를 고려해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발표에 초점을 두고 선별적 투자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단기 반등세를 돌이켜볼 때 그동안의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하는 양상을 보인다고 해서 정책랠리가 마감됐다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곽 연구원은 "일단 금리인하 재료를 시장이 기반영했기 때문에 심리적 회복 이상의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면서도 "이제는 금리인하 보다 코스피 반등을 위한 구조조정 이슈, 경제지표, 오바마 집권 등과 같은 요인들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시기"라고 조언했다.
황빈아 교보증권 연구원도 "부진한 경제지표와 국내증시의 펀더멘탈은 여전히 그대로인 상황에서 최근 지수를 끌어올린 주체는 외국인 매수세 유입과 정책랠리 기대감이므로 이날 코스피지수 하락을 조정 국면의 연장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실물경제는 여전히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인한 수출 증가세가 둔화 및 내수부진으로 이어지고 있어 주식시장 참가자들은 이미 반등 재료로 반영된 금리인하보다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에 주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