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묶이고 항공운송비 오르고…물류 비상 지속

입력 2021-06-1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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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ㆍ항공화물 운임 ‘사상 최고’…항만 적체ㆍ벨리카고 부족 등 난관

▲6300TEU급 컨테이너선 ‘HMM 오클랜드호’가 부산 신항 HPNT에서 국내 수출기업들의 화물을 싣고 있다.  (사진제공=HMM)
▲6300TEU급 컨테이너선 ‘HMM 오클랜드호’가 부산 신항 HPNT에서 국내 수출기업들의 화물을 싣고 있다. (사진제공=HMM)

해운과 항공 화물 운임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항만 적체와 화물 용량 부족이 계속되면서 물류 업계의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글로벌 해운전문지 로이드리스트에 따르면 최근 중국 주요 항구인 선전 옌텐항 인근에 약 44척의 컨테이너 선박이 대기하고 있다.

40척 이상의 컨테이너선이 항만에 접안하지 못하는 것은 옌텐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옌텐항은 지난달 말 폐쇄됐었다.

옌텐항 일부 구역은 폐쇄 6일 만에 작업을 재개했다. 하지만 항만 적체가 해소되기 위해서는 최소 1~2주가량 더 소요될 전망이다. 매일 7000명이 넘는 항만 근로자가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등 항만 운영이 아직 정상궤도에 오르지 않아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옌텐항은 북미와 유럽을 잇는 수출입 중심 항구”라며 “선사들은 인근 항구로 항로를 변경하며 대응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도 선복 부족 문제는 한동안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항만에서는 선박 입항에서 화물 하역까지 10일 이상 소요되고 있다. 미국 항만 물류 처리 속도가 늦어지면서 유럽 항만 화물 하역 작업도 더뎌지고 있다.

항만 적체로 화물 운임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4일 역대 최고치(3613.07)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수출업체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화물을 제때 운송하지 못하게 됐을 뿐만 아니라 운임 상승으로 물류비 부담이 늘어서다.

수출업체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나라 해운사들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국내 1위 컨테이너선사인 HMM은 작년 8월부터 지금까지 25척의 임시선박을 긴급 투입했다. 다음 달부터는 미주 운항 임시선박을 월 2회에서 월 4회로 증편 투입한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아시아나항공 및 조업사 직원들이 화물기로 개조한 A350 항공기 기내에 수출화물을 탑재하고 있다. (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아시아나항공 및 조업사 직원들이 화물기로 개조한 A350 항공기 기내에 수출화물을 탑재하고 있다. (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항공 화물 시장도 사정이 만만치 않다. 지난달 항공 화물 운임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말까지 강세가 예상된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항공사의 국내외 화물 운송량은 21만3935톤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7만5682톤보다 약 22% 늘어난 것이다.

수요 강세에 화물 운임은 지난달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항공 화물 운임지수인 TAC 지수의 지난달 홍콩∼북미 노선 항공 화물운임은 1㎏당 8.70달러로 2015년 통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투자은행 스티펠은 “현재의 항공 화물 공급 및 수요 추세를 고려하면 2022년까지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 성장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실현될 가능성은 작다”라고 분석했다.

전 세계 백신 접종이 느리게 진행되고 있으며 신종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국제선 회복이 지연되면서 벨리 카고(여객기 화물칸) 용량이 여전히 부족한 탓이다. 4월 기준 벨리 카고 용량은 2019년 같은 시기보다 38.5% 감소했다.

해운 운임이 크게 오른 데다 선복 부족으로 운송이 늦어지면서 재고를 신속하게 확보하려는 기업들이 항공 운송으로 눈을 돌릴 것이라는 견해도 제기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관계자는 “항공화물 대비 해운 운임이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컨테이너 용량 부족으로 인해 항공 화물을 대안으로 택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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