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오전(현지시간) "저탄소와 디지털분야에서 양국이 협력해 제3국 시장에 진출하자"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마드리드 스페인상의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코트라, 스페인상공회의소가 공동 주최한 '한·스페인 그린·디지털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포럼에는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를 비롯해 양국 정부 관계자 및 주요 기업인들이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한·스페인 양국이 각자 강점을 가진 분야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한다면 더 높이 도약할 것"이라며 양국이 협력을 강화해야 할 분야들을 거론했다.
우선 탄소중립 시대를 앞서갈 저탄소 경제협력을 꼽았다.
문 대통령은 "스페인은 2030년까지 전력의 75%를 신재생 에너지로 생산할 계획을 세우고 전기차 보급과 수소경제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한국 역시 2030년까지 발전량의 20% 공급을 목표로 신재생 에너지를 늘리고 있고 친환경 미래차 수출·보급에 앞서가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스페인 기업 '오션윈즈'가 인천 해상풍력단지에, 'EDPR'이 고흥 태양광발전소 건립에 각각 1억 달러를 투자하는 데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신재생 에너지 분야 상호 투자가 더욱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 한국이 최고의 전기차·수소차·배터리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소개하며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새로운 성공모델을 만들기를 기대한다. 한국은 양국 기업 간 협력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발 빠른 디지털 전환을 위한 디지털 경제협력에도 초점을 맞췄다.
문 대통령은 "스페인은 대규모 디지털 인프라 투자에 나섰고, 한국은 2025년까지 디지털 뉴딜에 430억 유로를 투자한다"며 "유럽 스타트업의 허브인 스페인과 젊고 역동적인 한국의 스타트업이 손잡는다면 디지털 전환의 세계 모범을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전 세계가 13조 달러 이상의 재정지출에 나선 만큼 디지털·그린 인프라 시장의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고 짚으면서 "제3국 시장 진출을 고도화하는 협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유럽·아프리카·중남미 시장의 교두보인 스페인과 아시아 시장의 교두보인 한국이 5G, 전기차, 신재생 에너지 시장에 함께 진출해 더 나은 세계 경제 재건에 함께 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 정부는 기업인들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도록 더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