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대중화에 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무선 데이터 사용량이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하루에 1GB 이상 쓰는 헤비 유저 비율의 경우 한국은 전년 대비 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영국 시장조사업체 오픈시그널은 ‘5G와 코로나가 모바일 데이터 소비에 미친 영향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먼저 4G 사용자와 5G 사용자 간 모바일 데이터 사용량을 20개국을 기준으로 비교했다. 그 결과 대만(47.3GB), 사우디아라비아(42.0GB) 다음으로 한국 (37.9GB)이 1인당 월평균 5G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4G 사용자의 데이터 사용량은 월평균 18.5GB로 5G와 2.1배 차이를 벌렸다.
다만 이 같은 수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매달 발표하는 무선 데이터 트래픽 통계와는 차이를 나타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5G 사용자의 월평균 1인당 트래픽은 26.3GB, 4G 사용자의 평균은 9GB다.
오픈시그널은 올해 1분기 기준 스마트폰 이용자의 월 데이터 소비량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만(30.9GB), 말레이시아(25.7GB), 한국(24.5GB), 사우디아라비아(22.7GB), 태국(21.9GB), 캄보디아(15.9GB) 순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국 65개국 중 가장 적게 데이터를 쓰는 나라는 포르투갈(3.0GB)로 집계됐다.
오픈시그널은 나라별 차이가 이렇게 큰 데 관해 크게 5가지 이유를 꼽았다. △5G 보급 정도 △모바일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정도 △와이파이 의존 정도 △나라별 모바일 데이터 요금제 차이 △통신 사업자의 무료 데이터 제공 정책 등이다. 예컨대 포르투갈의 경우 스마트폰 사용자가 와이파이를 연결하는 비율은 65.2%였으나 대만의 경우 27.8%로 데이터 사용량 꼴찌와 1위 국가 간 와이파이 의존도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오픈시그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데이터 소모량이 큰 헤비 유저 비율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하루에 1GB 이상을 쓰는 사용자는 1분기 기준으로 65개 국가 중 89% 국가에서 전년 대비 증가했다. 헤비 유저 비율이 가장 많이 늘어난 나라는 말레이시아(6.5%P), 사우디아라비아(5.6%P), 한국(5.1%P) 순으로 한국이 3위를 차지했다. 반면 65개 국가 중 헤비 유저 비율이 전년 대비 그대로 거나 감소한 나라는 방글라데시, 멕시코, 인도, 슬로베니아, 덴마크, 미얀마, 핀란드 등 7개 나라로 나타났다.
헤비 유저가 늘어나는 현상은 국내 과기정통부 통계에서도 뚜렷하다. 올해 3월 기준 5G를 쓰는 사람 중 데이터를 많이 쓰는 상위 1%는 3만5593TB를 사용했다. 이는 지난해 9월 2만3032TB, 12월 2만9504TB에서 점차 늘어난 규모다.
보고서는 헤비 유저가 늘어나는 동시에 하루에 50MB 미만을 쓰는 스마트폰 사용자도 증가하고 있다고 짚었다. 즉, 데이터 사용에서 양극화가 심화한다는 의미다. 65개국 중 일 평균 50MB 미만을 쓰는 이용자가 늘어난 곳은 35개국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국은 일 평균 50MB 미만을 쓰는 스마트폰 이용자가 전년 대비 8.5%P 줄었다.
오픈시그널은 “65개국 중 89%가 전년 대비 헤비유저 비중이 늘었지만, 동시에 54%가 데이터는 적게 쓰는 사람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며 “통신 사업자는 경영 전략을 위해 이 같은 사용 패턴 변화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