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3일 전 도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발표해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민주당은 묵인하는 분위기다.
이 지사는 이날 경기도청에서 소득하위 88%에 지급하는 5차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된 상위 12%에 해당하는 도민에게도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경쟁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는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 데 이어 캠프 측에서 ‘매표정치’라고 맹폭했고, 정세균 전 국무총리 캠프에선 당 차원 징계를 촉구했다. 야권에서도 대선 경선 예비후보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매표행위’라 규정했다.
그러나 민주당에선 별도 공식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는 이 지사가 전 도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한 보도가 나온 후 원론적 입장만 얘기해왔다. 지방자치단체가 알아서 할 영역이지만 정부와의 협의나 토론이 있었으면 더 좋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해 당 관계자는 “지방자치 영역이라 당에서 이래라저래라 말할 만한 문제가 아니다”며 “형평성 문제의 경우 아동수당 등 여러 지원금이 이미 지역별로 다른 상황이라는 점에서 맞진 않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가 빚을 내는 게 아니고 원래 도민에게 돌아갈 돈이 돌아가는 방식만 달라진 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예상된 비판인 여야정 합의 무시와 지역 형평성 문제, 매표 논란 등에 대해 미리 반박한 상태다.
여야정 합의 무시에 대해 “이 주장은 지방자치를 무시하는 주장”이라 지적했고, 형평성에 대해선 “아프리카 어느 나라는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지 않는데 우리나라만 왜 하느냐고 묻는 것과 비슷하다”고 반박했다. 매표 논란에 관해선 “그럼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정부도 매표행위를 하는 건가. 문제제기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