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가 줄폐업하거나 코인마켓만 운영하게 될 경우 이로 인한 투자자 피해 규모가 3조 원에 육박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핀테크학회장을 맡는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는 9일 서울 삼성코엑스센터에서 열린 ‘가상자산 거래소 줄폐업 피해진단과 투자자 보호 대안’ 정책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금융위원회가 파악한 거래소 36개를 대상으로 소위 김치코인(발행자가 한국인이고, 국내 거래소에 상장해 원화거래 비중이 80%가 넘는 코인)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거래소가 정보 제공에 소극적인 관계로 글로벌 코인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을 활용해 자료를 수집했다. 그 결과, 코인마켓캡에는 이달 8일 기준 1만1734개의 코인이 등재돼있다. 이중 최소 159개 코인이 김치코인으로 분류되며, 시가총액은 12조7000억 원에 달했다. 특히 원화마켓이 닫힐 경우 생존을 도모하기 어려운 순수 김치코인은 112개로 확인됐다. 이중 업비트·빗썸·코인원에 상장된 70개 코인을 제외하면 42개의 코인의 생존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들의 시가총액은 약 3조 원에 달한다.
김형중 한국핀테크학회장은 “정치인을 만나 얘기하던 중 4대 거래소가 우리나라 가상자산 시장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어 이 거래소만 신고수리를 해주면 거의 모든 코인들이 살아남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들었다”라며 “4대 거래소가 아닌 거래소에서 커버하는 김치코인의 시가총액이 약 39%에 달하고, 많은 코인들이 4대 거래소로 바로 이동하는 게 아닌 만큼 거래소에 대한 구제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임요송 한국가상자산사업자연합회 회장(코어닥스 대표) 또한 “코인마켓캡에 등재되려면 거래소 3개 이상에 상장돼야 하는 만큼 통계에 해당하지 않는 코인들이 있다”라며 “이를 고려하면 10조 원 이상의 피해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