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SEC 위원장, 규제 필요성 역설
가상자산(가상화폐) 옹호론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정부 차원의 가상자산 규제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2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비벌리힐스에서 열린 코드콘퍼런스에서 미 정부의 가상자산 규제에 개입해야 하는 질문에 “가상자산을 파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정부의 발전 속도를 떨어뜨리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무것도 하지 마라’라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머스크의 이날 발언은 전날 게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의 발언을 의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겐슬러는 “가상자산들이 규제 영역 밖에 있으면 끝이 좋지 않을 것”이라며 규제강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겐슬러는 지난 8월에도 “지금 우리는 가상화폐 시장에서 투자자들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 솔직히 서부 시대와 같다”면서 “우리는 (가상자산) 거래, 상품, 플랫폼이 규제 공백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의회로부터 추가 권한을 승인받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대표적인 가상자산 옹호론자로 손꼽힌다. 올해 초 자신이 이끄는 테슬라가 15억 달러(1조7700억 원)어치의 비트코인을 사들였다고 밝혔다. 이후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에서부터 도지코인에 이르기까지 가상자산을 지지하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이날 머스크는 이전과 달리 다소 온건한 지지 입장을 보였다. 그는 “가상자산 등이 기존 화폐 시스템의 오류와 대기 시간을 잠재적으로 줄이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가상자산이 모든 사회 병폐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엄청난 가상자산 전문가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가상자산에 일정한 가치가 있다고 보지만 가상자산이 메시아의 재림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주 중국 인민은행의 규제 강화 방침에 배경과 관련해 ”부분적으로 중국 내 상당 지역에서 발생한 전력난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남부 지역에서는 전력 수요가 예상보다 높아 무작위로 정전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가상자산 채굴이 (전력난에) 상당한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가상화폐의 특성은 중국 정부에 도전 과제가 될 것으로 봤다. 그는 “가상자산이 근본적으로 중앙집권화된 정부의 힘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라고 본다”며 “정부는 그런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