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통합별관 공사지연에 따른 추가 손실이 그야말로 억소리가 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고용진 의원은 한은 통합별관 착공이 입찰과정에서의 분쟁 등으로 20개월 지연되면서 삼성생명(현재 입주해있는 삼성본관 소유주)에 지불해야 할 임차료는 기존 4년계약에 따른 624억원과 추가 2년 312억원을 합한 936억원에 달한다고 봤다. 이는 한달 월세만 13억원인 점을 감안한 수치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공사기간이 늘면서 이 금액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지하4층 지상16층 규모의 통합별관 신축과 함께 본관 및 제2별관 리모델링(대수선)으로 진행되는 이번 공사는 당초 2019년 12월5일 착공해 2022년 3월23일 준공 예정이었다. 다만, 지난해 비가 많이 온데다, 공사 하청업체 직원들의 코로나19 집단감염 등에 따라 한은 창립기념일인 6월12일까지도 준공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시공사 선정에도 우여곡절을 겪으며 2년 넘게 미뤄진 바 있다. 2017년 12월 계룡건설을 낙찰자로 선정했지만 예정가격을 초과하면서 경쟁사인 삼성물산이 국가계약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신청을 냈고, 이후 소송으로 비화됐다. 2018년 10월엔 감사원 공익감사가 실시됐고 계룡건설 선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결론이 내려지기도 했다. 2019년 7월11일 서울지방법원이 계룡건설 손을 들어주면서 일단락됐다.
임차 건물이 삼성본관인 점도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고 위원은 “1000억원에 가까운 돈이 특정 대기업에 지불되는 것은 쉽사리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계룡건설과 입찰경쟁에서 떨어졌던 기입은 또다른 삼성계열사인 삼성물산”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낙찰 차액 462억원과 6년간 임차료를 더한 1398억원은 총 공사비 2800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금액으로 조달청의 계약업무 소홀로 인한 국고의 손실이자 혈세의 낭비”라고 지적하며 “이 사안에 대해 한은이 책임감 있게 처리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