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런 것일까?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겠지만 강모 씨의 정황을 고려해볼 때 소진증후군이 아닐까 싶다. 소진증후군이란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 정신적 피로감을 느끼면서 무기력한 상태가 되는 것을 말한다. 뇌가 번아웃되면 일에 대한 의욕이 떨어지고 성취감도 느끼기 어렵고 공감능력도 떨어진다고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사회이다 보니 소진증후군이 나타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번아웃의 원인이 스트레스이기 때문이다. 살다 보면 누구나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고 어느 순간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될 때도 있다. 자신의 노력과는 별개로 자신의 뜻이 관철되지 않으면 자신의 존재가치를 의심하게 되기도 하고 추진하던 일의 결과가 부정적일 때에는 심리적으로 우울해지기 마련이다. 또한 이러한 부정적인 상황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다 보면 번아웃을 초래하게 된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85%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소진증후군을 경험했다고 한다. 최근 지역 내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우울 스크리닝을 진행한 결과, 강모 씨처럼 우울감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많았다. 우울감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난 이유는 자존감에 대한 자각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코로나19사태는 우리의 일상과 직장환경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다주었고, 이는 직장인들의 내재되어 있던 우울감을 촉발시켰다 하겠다. 문제는 직장인들은 스트레스든 우울감이든 개인적인 문제로 보기 때문에 드러내 표현하기 어렵고 그냥 참고 넘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소진증후군은 감성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성이나 의지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우울감에 더 빠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직장인들이 소진증후군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정기적인 휴식을 취하고 업무 패턴을 바꿔 업무와 일상의 균형을 찾으라고 말한다. 취미활동도 좋고 여행, 명상 등 어떤 방식이든 다 좋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가장 좋은 것은 무조건적인 휴식이 아닐까 싶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광고 문구처럼 “번아웃된 당신, 쉬어라, 아무 생각없이 쉬어라, 열심히 놀아라”라고 말해주고 싶다. 김현주 서울 강서구보건소 사회복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