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성적표가 나왔다. 지난해 한미약품과 일동제약 등 2곳에 불과하던 제약 바이오의 ‘A’ 등급 업체가 올해는 10여 곳으로 크게 늘며 좋은 성적을 받았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최근 발표한 ‘2021년 ESG 등급 평가’는 기업의 재무적 위험뿐 아니라 비재무적 위험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지속가능경영을 유도하고, 자본시장 참여자들이 기업의 ESG 경영 수준을 인지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기업지배구조원은 높은 투명성과 전문성을 토대로 2003년부터 기업지배 구조 평가를 실시해 왔으며, 2011년부터는 사회 책임과 환경 경영이 포함된 ESG 평가를 통해 매년 국내 상장회사의 지속가능경영 수준을 평가해 왔다. 전체 761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이번 평가는 S, A+, A, B+, B, C, D 등 7등급으로 분류됐다.
이번 ESG 평가에서 ‘A+’를 받은 전체 16개사 가운데 제약·바이오 업체는 없다. 하지만 지난해 종합 ‘B+’ 등급을 받았던 일동홀딩스와 한독, 동아에스티, 동아쏘시오홀딩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A’로 올라섰다. 한미사이언스와 종근당, 에스티팜은 ‘B’에서 ‘A’로 두 단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중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평가에서 사회적책임경영 부문은 ‘A+’, 환경경영과 지배구조 부문은 A등급을 받아 지난해 ‘B+’ 등급에서 한계단 올라선 통합 ‘A’등급을 획득했다. 바이오·의약품만을 취급하는 전문기업으로는 최초로 꼽힌다.
이 업체는 환경 부문에서는 바이오·제약 업계 최고 수준을 목표로 글로벌 표준 에너지경영시스템(ISO 50001), 안전보건경영시스템(ISO 45001)을 도입했다. 외부적으로는 글로벌 탄소 정보 공개 프로젝트(CDP)와 금융감독원의 기후환경리스크 관리 모형 개발 과제 ‘프론티어-1.5D’에 참여했다.
사회 부문에서는 업계 청소년 교육 강화를 위한 다양한 산학 협력 및 장학 멘토링 지원, 소외계층 의료 및 보육 지원 등 지역 사회와 상생을 도모하는 여러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했고,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고 이사회 산하 ESG 위원회를 신설해 지배구조 투명성을 강화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외에도 이번에 ‘A’등급으로 올라선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특히 환경분야에서 전년보다 모두 한 단계 이상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지난해 환경분야에서 ‘D’등급을 평가받았던 동아에스티와 에스티팜은 올해 3단계 높은 ‘B+’ 등급으로 올라섰으며, 종근당도 ‘C’등급에서 ‘A’등급으로 3단계 뛰었다.
기업지배구조원이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다소 있다고 지적한 종합 ‘B+’ 등급을 받은 대표 업체는 유한양행과 영진약품, 녹십자홀딩스,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다. 종합 ‘B’ 등급에는 동화약품과 유유제약, 삼일제약, JW중외제약, 국제약품, 대원제약, 현대약품, 삼진제약, 파미셀 등이 이름을 올렸다. 에이프로젠제약과 부광약품, 동성제약은 ‘C’ 등급을 받았다.
쎌마테라퓨틱스와 폴루스바이오팜, 씨젠 등은 통합 ‘D’ 등급을 받았다. 기업지배구조원은 ‘D’ 등급에 대해 “지배구조, 환경 ,사회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거의 갖추지 못해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이 우려된다”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