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5차 대유행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7일 질병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정례브리핑에서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이 지난주에는 주간 평균 56%였지만, 수도권에서는 70%에 근접한 수준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발생지표 역시 위·중증 환자 증가세가 뚜렷하고, 수도권 발생률이 비수도권의 3배 이상 차이가 나는 등 수도권의 발생률이 지속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주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와 위·중증환자는 각각 3000명, 500명을 넘어섰다. 휴일효과가 종료되는 수요일(발표기준)부터 주말까지 확진자가 증가하는 추세를 고려할 때, 3000명대 확진자 발생은 추세화할 가능성이 크다. 방역당국은 감당 가능한 일일 확진자 규모를 5000명에서 7000명으로 늘렸지만, 최근 확산세는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높은 고령층에 집중되고 있다. 확진자 규모가 한계치에 미달하더라도 방역·의료체계 과부하는 불가피하다.
앞으로 방대본은 의료·방역 대응 상황과 확진자 발생 현황, 예방접종 현황 등 3개 영역 17개 지표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위험도를 평가할 계획이다. 핵심지표는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과 신규 위·중증환자 수 등이다. 이를 토대로 주간·단계평가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보고해 방역조치를 결정한다.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이 75%를 넘으면 주간·단계평가와 별개로 긴급평가를 시행한다. 이 경우, 비상계획이 시행될 수 있다.
지난주 가평가에선 전국 위험도가 ‘낮음’으로 평가됐지만, 이주부터가 문제다. 정 청장은 “일일 중환자실 가동률이 75%를 초과하거나, 주간평가를 했을 때 ‘매우 높음’으로 평가되거나, 4주간의 단계평가를 했을 때 ‘높음’ 또는 ‘매우 높음’인 경우에는 긴급평가를 해서 부분으로 조치를 강화할 것인지, 아니면 비상계획을 작동할 것인지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수는 추가접종(부스터샷) 참여도다. 방대본이 기본접종 후 기간 경과에 따른 돌파감염 발생률을 분석한 결과, 고령층은 기본접종 완료 4개월 이후부터 증가세가 뚜렷해졌다. 델타 변이주에 대한 항체가 중화능은 백신에 따라 2~4배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그나마도 화이자는 5개월, 아스트라제네카(AZ)는 3개월이 경과하면 항체가가 감소했다. 추가접종을 하는 경우, 기본접종 완료자에 비해 확진율은 10배, 중증화율은 20배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