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채용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올해 대기업의 신입사원 채용률은 코로나 대유행으로 어수선했던 작년보다 2.4%p 소폭 올랐다. 반면, 중소기업 채용률은 2.2%p 감소해 2년 동안 약 20%p 하락세를 기록했다. 코로나19 계기로 급변한 경영환경에 적응한 대기업과 적응하지 못한 중소기업의 채용 결과로 풀이된다.
5일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대기업 74개사, 중견기업 91개사, 중소기업 152개사 등 국내 상장기업 317개사를 대상으로 ‘2021년 기업 신입 채용 결과’를 조사했다. 올해 신입사원 채용이 있었던 기업들을 규모별로 분류한 결과 대기업은 91.9%, 중견기업은 87.9%, 중소기업은 59.9%로 조사됐다.
올해 대기업의 신입사원 채용률은 2019년 동일 조사 결과인 94.5%에 못 미치는 수준이나 코로나 대유행으로 산업 전반이 어수선했던 작년 89.5%보다 올랐다. 중견기업도 2020년 76.9%로 코로나 상황 속 15%p가량 채용률이 줄었지만 2021년에 87.9%로 반등했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사정은 오히려 더 나빠졌다. 2019년 80.3%였던 채용률은 코로나 대유행 시점인 2020년에 62.1%로 약 20%p 가까이 줄었다. 2021년에는 59.9%로 반등하지 못한 결과가 나왔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작년 대비 올해 신입사원 채용률이 동반 반등한 것과 비교해 중소기업은 작년보다 더 떨어진 것이다.
중소기업의 한 자릿수 채용은 2019년 70.7%, 2020년 89.2%, 2021년 85.7%, 두 자릿수 채용은 2019년 28.4%, 2020년 10.8%, 2021년 14.3%, 세 자릿수 채용은 2019년 0.9%였고 작년과 올해는 없었다. 중소기업의 두 자릿수 채용은 작년보다 소폭 올랐으나 코로나 이전 수준인 2019년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의 경영환경은 급변해지면서 재택근무제, 유연근무제 등이 일상화됐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동화 솔루션으로 인력을 대체한 기업들도 늘어났다. 하지만 이는 대기업들의 이야기다. 중소기업은 포스트코로나, 디지털화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적응할 역량이 부족해 경영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다만 중소기업의 두 자릿수 채용률은 작년보다 증가한 점 등을 미뤄 볼 때 중소기업계 내에서 비대칭적 고용회복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인크루트는 설명한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는 “중소기업에서 두 자릿수 채용률이 늘어난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작년 대비 올해 신입사원 채용문을 걸어 잠근 기업이 더 많아졌다는 점이 우려스럽다”며 “최근 중기중앙회 대전세종충남본부가 지역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를 보면 경영상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인건비 상승’을 꼽았고 인력확보도 어려워하고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