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학교가 학생 역량을 강화하려면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돼야 하며, 긍정적 상호작용이 동반된 돌봄을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5일 발표한 '아동 발달을 위한 초등 방과후학교 개선방향(김인경 연구위원)' 정책 포럼을 통해 방과후학교 참여와 초등학생 발달의 관련성을 분석하고, 방과후학교와 관련해 초등학생 발달 증진 방안을 제언했다.
방과후학교란 정규 수업과 별도로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를 반영해 학교 내에서 일정 기간 지속되는 교육·돌봄 활동으로, 다양한 교과 및 특기적성 프로그램 중 수강할 프로그램을 학생이 선택하는 것을 의미한다. KDI는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 2018'의 1~2차 연도 자료를 이용해 방과후학교 참여와 초등학생 발달의 관련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방과후학교 참여와 아동발달척도의 관련성은 일관되지 않은 반면, 사교육 참여와 긍정적으로 관련된 아동발달척도는 오히려 늘어났다.
방과후학교에 1시간 미만 참여했을 땐 건강상태 평가가, 2~3시간 참여했을 땐 학업에 대한 활기, 끈기, 체질량지수가 향상됐다. 하지만 2~3시간 참여했을 땐 공격성, 우울, 친구 관계가, 2시간 이상 참여했을 때에는 신체 증상이 악화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반면, 사교육에 참여했을 땐 아동발달척도가 개선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사교육에 1~2시간 참여했을 때에는 끈기가 향상되고, 1시간 이상 참여했을 때 학업효능감과 공격성이 개선됐다. 2시간 이상 참여했을 땐 학교성적 만족도가 높아졌고, 3시간 이상 참여했을 때 학업에 대한 헌신, 활기, 몰두 및 주의집중, 협동의식, 친구 관계, 건강상태 평가가 증진됐다.
이에 대해 김인경 KDI 연구위원은 "방과후학교와 사교육 참여 시간에 따른 프로그램 구성의 차이, 방과후학교와 사교육 간 교수학습방법, 강사 특성 등의 차이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방과후학교가 학생의 인지적 역량을 심화하려면, 정규 수업과 학생 지도 관련 정보를 공유하며 단위 학교의 교육과정과 연계될 필요가 있다"며 "방과후학교가 정규 수업과 통합적으로 운영된다면 구체적인 수업내용과 단절돼 운영되는 사교육과 차별성을 지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학생의 사회정서적 역량을 개발하려면 방과후학교 강사는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동반된 돌봄을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며 "학생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돌봄은 학생의 잠재력을 밖으로 끌어내기 위한 교육의 전제조건"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김 연구위원은 "학생의 전인적 발달을 지원할 수 있는 강사를 확충하는 한편, 방과후활동 프로그램의 제공처를 지역사회로 확대하고 지자체가 이를 통합적으로 관리해 프로그램의 체계성과 효과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프로그램 강사 희망자를 위한 의무 교육을 마련하고 강사 선발 시 가상적 교육 상황에 대해 대처방식을 묻는 다면인적성면접을 도입해 교육자로서의 자질을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며 "지자체에서 방과후학교를 포함한 지역사회의 방과후활동을 통합적으로 계획·추진·관리하는 등 총괄하고, 학교는 그 틀 내에서 수강 모집 안내, 공간 제공에 적극 협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부연했다.
이어 "방과후학교 운영에 이러한 변화를 도모해 학생의 학업 성과를 높이고 사회정서적 지지기반을 확충한다면 코로나19로 드러난 교육·돌봄의 취약성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