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어 올해도 시장상황 양호 예상
포스코ㆍ현대제철 등 철강업계 수익성↑
지난해 철강업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면서 한국의 조강 생산량이 다시 7000만t(톤)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과 인도ㆍ일본ㆍ미국ㆍ러시아에 이어 6위 수준이다.
2일 세계철강협회와 한국철강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우리나라의 조강 생산량은 5870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 증가했다. 전통적인 성수기가 4분기인 만큼, 지난해 조강 생산량은 7000만t을 웃돌았을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한국의 연간 조강 생산량은 △2017년 7100만t △2018년 7250만t △2019년 7140만t으로 3년 연속 7000만t을 넘겼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이 겹친 2020년에는 6071만t에 그쳤다.
조강 생산량은 철강 산업의 경쟁력을 나타낸다. 코로나19 여파로 침체했던 자동차ㆍ조선ㆍ건설 등 주요 전방 산업이 살아나면서 수요가 급증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한 급격한 생산 위축으로 재고 수준이 낮아진 데다 세계 1위 철강 생산국인 중국이 환경정책 강화에 따라 생산량을 감축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코로나19가 심했던 2020년 10∼15%가량 줄인 생산량이 정상화되는 수준을 넘어 그 이상으로 공장을 가동했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조강 생산량 국가 순위는 전년과 마찬가지로 6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1∼5위는 중국, 인도, 일본, 미국, 러시아다.
한국의 조강 생산량 증가 폭은 전 세계(5.9%)와 같은 수준으로 인도(20.6%), 일본(17.5%), 미국(19.6%)과 비교해 증가 폭이 작았다. 다만 러시아(5.7%)보다는 컸다. 중국은 인위적인 감축 정책으로 유일하게 0.7% 감소했다.
지난해 철강업계는 생산량뿐 아니라 수익성 면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포스코는 작년 3분기 역대 최대 매출(20조6400억 원)과 영업이익(3조1200억 원)을 달성했다. 포스코의 분기 영업이익이 3조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제철도 작년 3분기 사상 최대 매출(5조8602억 원)과 영업이익(8262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2조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점쳐진다.
이는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철광석 가격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린 덕분이다. 철강사들은 작년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조선용 후판 가격협상에서 1t(톤)당 40만 원가량의 가격 인상에 성공했다. 자동차용 강판 가격도 하반기 t당 12만 원 올리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철강업계는 작년과 같은 수준의 호황까지는 아니더라도 양호한 시장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가전, 조선 등 전방 산업의 수요가 여전히 탄탄한 가운데 원자재(철광석) 가격이 하락하고, 중국의 탄소 감축 정책에 따른 생산 억제 기조가 이어지면서 공급 과잉이 완화될 전망이다.
세계철강협회는 올해 철강 수요가 작년 대비 2.2% 증가한 18억9600만t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철강 수요 증가율(4.5%)보다는 낮지만 2020년 증가율(0.1%)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철강협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2022년에는 기저효과 축소로 철강 수요 상승 폭이 둔화할 것으로 보이나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대부분 국가에서 2019년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수요가 기대된다”라며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철강 가격이 한풀 꺾이고 있지만, 여전히 예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