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출신 곽상도 전 의원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에게 돈을 요구했다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됐다. 이에 곽 전 의원 측은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19일 한국일보는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가 2019년부터 2020년까지 김만배 씨와 나눈 대화를 녹음한 녹취록 내용을 보도했다.
김 씨는 2020년 4월 4일 정 회계사와의 대화에서 “병채 아버지(곽 전 의원)는 돈 달라고 그래. 병채 통해서”라며 병채 씨와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정 회계사에게 전달했다.
김 씨가 “아버지가 뭘 달라냐”고 병채 씨에게 묻자 병채 씨가 “아버지한테 주기로 했던 돈 어떻게 하실 건지”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에 김 씨가 “한꺼번에 주면 어떡해? 그러면 양 전무(화천대유 임원)보다 많으니 한 서너 차례 잘라서 너를 통해 줘야지”라고 자신이 병채 씨에게 말했던 내용을 정 회계사에게 이야기했다.
녹취록에는 김 씨가 공무원들을 상대로 로비를 하고, 로비를 받은 공무원들이 대장동 사업에 협조해주고 있는지를 병채 씨가 파악해 김 씨에게 보고한 듯한 내용도 언급됐다.
김 씨는 2020년 7월 6일 정 회계사에게 “돈 좀 더 주면 어때. 마지막에 공무원들이 지네들 밀착된 업체들 뒤로 받아가고 하는데 위에서 물을 많이 부어야 밑으로 내려간다. 병채가 이 물을 갖고 물을 내려주고 있나 보고 있다”라며 “병채한테 만날 보고받고 있다. ‘그래 그 물이 잘 내려오고 있나’ 그러면 얘는 이래 ‘아 이쪽은 공무원하고 잘 해서 농사가 잘되고 있습니다. 순조롭게. 저쪽은 잘 안 되고 있습니다. 뭔가 모르는 애들이다’”라고 했다.
곽 전 의원 측은 “녹취록 중 곽 전 의원 관련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은 검찰의 광범위하고 철저한 수사과정에서 해명되는 중”이라며 “작년 법원의 영장 심사에서도 위 녹취록의 문제점이 확인됐다. 앞으로도 곽 전 의원의 무고함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이 대장동 민간업자들을 돕는 대가로 50억 원을 받기로 했다는 의혹을 수사해 왔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이 2015년께 화천대유와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무산되려 하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이를 막았고 그 대가로 화천대유에 근무한 아들을 통해 퇴직금 명목으로 50억 원(실수령 25억 원)을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지난해 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곽 전 의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