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째 3%대를 보이며 10년만의 고물가를 기록한 가운데 외식과 식품 물가도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내내 물류 가격과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인해 오름세를 보였던 가공식품 및 외식 물가는 올들어서도 연초부터 인상 행렬이 이어지고 있어 소비자들의 가계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가격 상승은 외식 물가를 더욱 밀어올릴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4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지역 기준 대표 외식 품목 중 냉면ㆍ짜장면ㆍ김치찌개 백반ㆍ비빔밥ㆍ칼국수ㆍ김밥ㆍ삼겹살 등 7개 메뉴의 가격이 1년 전 대비 상승했다. 지난해 1월 서울 지역 평균 가격이 9000원이었던 냉면은 12월 9731원으로 8.1% 올라 ‘냉면 1그릇 1만원 시대’가 다가왔다.
같은 기간 짜장면은 5346원에서 5692원으로 6.4%, 김치찌개 백반은 6769원에서 7077원으로 4.6%, 비빔밥은 8769원에서 9154원으로 4.4% 올랐다. 칼국수도 4.2%, 김밥은 2.9%, 삼겹살은 1.9%씩 가격이 상승했다.
커피빈코리아는 2018년 이후 약 4년만에 커피 메뉴의 음료 가격을 100원씩 인상하기로 했다.
인상된 가격은 8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며 품목은 에스프레소와 브루드 커피류 등 모두 49종이다. 커피빈코리아는 수 년간 임차료, 인건비, 원두 가격 등의 비용이 크게 올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13일 스타벅스코리아가 7년 6개월만에 일부 음료 가격을 100~400원씩 인상하면서 포문을 열자 투썸플레이스와 할리스, 탐앤탐스 등도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해 말 세계 원두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아라비카 원두 가격이 1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커피 원두 가격이 상승해 업계는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햄버거 프랜차이즈도 글로벌 물류 대란에 따른 원부자재 가격 급등을 비롯해 배달 플랫폼 비용 증가, 임대료 상승 등을 이유로 앞다퉈 가격을 올렸다. 버커킹은 지난달 7일 대표 메뉴인 와퍼를 6100원에서 6400원으로, 프렌치프라이를 1700원에서 1800원으로 인상했다. KFC도 지난달 11일 징거버거 등 햄버거, 핫크리스피 치킨과 사이드 메뉴인 코울슬로 등의 제품 가격을 100~200원 올렸다. 뒤이어 맘스터치도 이달 3일부터 버거 300원, 뼈치킨 900원, 사이드 메뉴는 100~400원씩 품목별 가격을 인상했다.
외식 물가뿐 아니라 가공식품도 지난해에 이어 올들어서도 인상 소식이 줄을 잇고 있다.
CJ제일제당과 대상은 고추장과 된장, 양념장 등 각종 장류 가격을 인상한다. CJ제일제당은 지난 3일부터 가격을 평균 9.5% 인상했고, 대상은 7일부터 11.3% 인상에 나선다.
커피 원두 가격 상승에 따라 컵 커피, 믹스커피, 캡슐 커피 등도 연초부터 가격을 올렸다. 동서식품은 지난달 14일부터 평균 7.3% 가격을 올리면서 맥심 모카골드 커피믹스 1.2kg 제품은 1만1310원에서 1만2140원, 맥심 카누 아메리카노 90g 제품은 1만4650원에서 1만5720원으로 출고 가격이 올랐다.
동원F&B과 CJ제일제당은 편의점 죽 가격을 인상했다.
동원F&B가 지난달부터 자사 용기 죽 제품 12종의 편의점 공급가를 평균 15% 인상한 데 이어 CJ제일제당도 이달 1일부터 비비고 죽 가격을 뒤따라 인상했다. 비비고 소고기죽, 전복죽 등 280g 제품 10종의 편의점 권장 소비자가격은 3900원에서 4500원으로 비싸졌다.
‘맥주 4캔=1만 원’ 공식도 깨졌다. 하이네켄, 칭다오, 버드와이저, 기네스 등 수입 맥주가 일제히 편의점 행사 가격을 올리면서 수입 맥주 '4캔 1만 원' 행사가격은 1만1000원으로 올랐다. 수입 맥주 최근 수제맥주 업체인 제주맥주도 이달부터 편의점 행사 가격을 수입맥주와 동일하게 맞추는 한편 제주위트에일 등 6종의 제품 공급가를 10% 인상했다.
빙그레는 3월부터 소매점 기준 ‘투게더’ 가격을 5500원에서 6000원, 메로나는 800원에서 1000원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