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채 303조 달러, 전년 대비 10조 달러 증가
신흥국, 신규 부채 80% 이상 차지
주요국 기준금리 인상 조짐에 재융자 어려움 심화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국제금융협회(IIF)는 ‘글로벌 부채 모니터’ 보고서에서 지난해 전 세계 부채가 303조 달러(약 36경4448조 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 부채가 300조 달러를 넘은 것은 사상 처음으로, 2020년보다 10조 달러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증가 폭은 전년의 33조 달러에서 다소 둔화했고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60%에서 351%로 소폭 하락했다. GDP 대비 비중이 줄어든 것은 상황이 개선됐다기보다 인플레이션이 가파르게 상승한 요인에 있었다.
여전히 세계 각국은 코로나19 충격에서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면서 부채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신규 부채의 80% 이상을 신흥국이 차지할 만큼 신흥국 부채가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총부채는 100조 달러에 육박했다.
문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해 저금리 정책을 펼쳐 낮은 차입 비용을 허락해주던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올해 들어 금리 인상을 준비하면서 신흥국들이 재융자 어려움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지난해와 같은 규모의 차입을 조달하려면 이제 더 비싼 값을 지급해야 하는 실정이다.
IIF는 지난해 신흥국 부채 대부분이 현지 통화로 이뤄진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현지 통화 비중은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는데, 이로 인해 현지 통화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구매 욕구가 18%나 떨어져 2009년 이후 현지 채권 시장에 대한 외국인 참여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과 외국 자본 조달 어려움이라는 이중고를 겪는 실정이다.
IIF는 “글로벌 부채는 역사적 수준으로 매우 높은 상태를 유지하지만, 경제 회복과 높은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상황을 개선하는데 약간의 도움만 줬다”며 “특히 달러 차입에 크게 의존한 국가들은 연준이 긴축 정책을 가속하려 함에 따라 더 큰 위기에 놓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