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그룹의 쌍용자동차 인수자금 조달에 참여하기로 했던 유진투자증권이 진행 여부에 대해 내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함께 인수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던 KB증권은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쌍용차 관련해 쌍방울그룹과) 자금 조달을 협의한 건 맞다”면서 “(시장) 상황이 변하는 걸 알고 있다며 감안해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본 계약을 체결한 건 아니다"라면서 "투자의향서(LOI)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쌍용차를 인수하기로 했던 에디슨모터스가 지난달 인수대금의 잔금 2743억 원을 내지 못하면서 쌍용차는 다시 매물로 나오게 됐다. 이후 쌍방울그룹은 특장차 회사인 광림을 주축으로 쌍용차 인수전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11일 성석경 광림 대표는 “자체 및 자본조달을 통해 인수자금을 준비하고 있고 현금 자원 운영자금 및 예비자금 확보에 대해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쌍용차 인수는 새우가 고래를 먹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인수 의사를 밝힌 기업들의 가치가 쌍용차보다 낮아서다. 쌍용차의 매각 주관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쌍용차 소유 부지와 자산 등을 포함한 청산가치를 약 1조 원이라고 평가했다. 또 업계에서는 쌍용차의 부채 등을 고려할 때 인수하기 위해 최소 1조5000억 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는데 쌍방울의 지난해 연결기준 유동자산은 3000억 원도 되지 않는다.
자금 여력에 대한 시장 우려가 끊이질 않자 쌍방울그룹은 KB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을 통해 쌍용차 인수 자금 4500억 원 규모를 조달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최근 KB증권은 여기서 손을 뗀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들이 ‘쌍용차 인수’라는 호재를 악용해 주가를 조작할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KB증권은 이슈에 편승한 업체와 거래하는 것은 평판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